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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새만금개발을 반대하는 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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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새만금개발을 반대하는 분들에게

입력
2003.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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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과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은 '사업은 재개하되 용도는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새만금 사업이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요. 새만금 사업은 2년간이나 중단됐다가 2001년 5월에야 가까스로 재개됐습니다. 새만금 사업과 관련되는 업무를 담당하는 공직자 입장에서 느낀 점이 있어 이 글을 씁니다.새만금 사업 중단을 주장하는 이들의 논거는 이제 우리 나라에 쌀이 남아돈다는 것입니다. 쌀 확보는 2001년에 새만금 공사를 재개한 주요 논리였지요. 그런데 20년 후에도 쌀이 남아돌 것이라고 자신하겠습니까? 지난 30년 동안 우리 농토의 20%가 사라졌습니다. 외국 농산물을 사다 먹으면 되지 않느냐고 반박하겠습니까. 그렇지만 생각해봅시다. 세계의 곡물 수출입은 몇 개의 곡물 메이저가 독점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얼마든지 카르텔을 형성해 '쌀의 무기화'가 가능합니다. 곡물 메이저가 갑자기 우리 나라에 대한 쌀 수출을 중단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새만금 공사를 반대하는 분들은 또한 환경보호를 내세웁니다. 그렇다면 묻고 싶습니다. 환경 보존과 국민의 생존권 가운데 어느 것이 소중한가요. 지나친 걱정인가요. 1980년 북태평양 기압대가 바뀌는 기상이변으로 우리 나라는 전국의 쌀 생산량이 거의 절반으로 줄었던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기상 이변이 없는 평시에도 식량의 7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환경을 걱정하면서 왜 우리 민족의 생존권은 걱정하지 않습니까. 새만금 사업은 불모지를 푸른 녹지로 만드는 사업입니다. 환경 파괴가 아닙니다.

저는 새만금 공사를 반대하는 분들에게 토론회를 열 것을 제안합니다. 삼보일배를 하면서 거리로 나서는 것도 좋지만 생산적인 결론을 얻기 위해서는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절충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금 북한은 이 달 말이면 식량이 바닥나고 올해 안에 150만 톤의 식량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남아도는 식량을 오늘도 굶주리고 있는 북한 동포들에게 보낸다면 그것이야말로 생명 존중이 아닐까요? 이제 식량이 남아도니까 새만금 사업을 중단하자는 주장을 들으면 왜 갑자기 굶어죽을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 북한 어린이들의 눈망울이 오버랩 되는 것일까요.

최 수 전라북도 환경보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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