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구주류의 반발로 신당추진위 구성 건의 당무회의 상정이 난관에 봉착한 가운데 구주류와 중도파를 중심으로 신당 논의 중단 및 '당의 리모델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어 신당 추진이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구주류 핵심인 정균환 총무는 6일 "신당추진기구안을 상정하는 순간 당은 깨지는 만큼 신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도 높은 내부개혁 등 정치개혁을 포괄적으로 추진하면서 외부인사를 수혈해야 한다"며 '리모델링론'의 불씨를 지폈다. 그는 "신당을 하겠다는 것은 '부산·경남당' '노무현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노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면 다시 '탈 노무현 정당'을 만들거냐"고 반문했다. 한화갑 전 대표도 전날 전주대학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당 추진세력을 '망상주의자'로 몰아붙인 뒤 "신당은 인적 청산을 통해 당권을 잡으려는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기 때문에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신당필패론을 제기했다. 한 전 대표와 박상천 최고위원은 이르면 8일 각각 기자회견을 통해 당 수습 방안 등을 발표, 신당 논의에 제동을 걸 방침이다.
중도파 의원들도 분당 사태를 막고 합의를 이끌기 위해 신당 논의 재검토, 9일로 예정된 당무회의 연기를 당 지도부에 요청하는 등 중재에 나섰다. 김영환 정범구 조한천 이창복 심재권 김성순 정철기 강운태 고진부 의원 등 중도파 의원 9명이 '당을 걱정하는 모임(가칭)'을 구성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강운태 의원은 "신주류측 김원기 고문 정대철 대표 이해찬 의원과 구주류측의 한화갑 전 대표 박상천 최고위원을 잇따라 만났다"면서 "양측이 물밑 대화를 통해 합의안을 만든 뒤 당무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환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당 개혁안을 확정 짓고, 대대적인 외부인사 수혈을 통해 민주당을 환골탈태하는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며 '리모델링형 신당'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주류측은 "개혁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는 것"이라며 신당추진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다만, 신당에 대한 지지 여론이 하락 추세인데다 소모적 논쟁에 따른 부담 등을 고려,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신기남 의원은 "9일 당무회의에서 민주적 절차에 따라 표결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도 "내주 중에는 신당 추진안을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못박았다. 강경파는 10일 당 밖의 범개혁신당 추진세력 모임을 계기로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송영길 의원 등 신주류 일부는 "민주당 중심으로 외연을 확대하되 당 간판을 바꿔야 한다"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