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으면 터진다.' 미국 프로야구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봉중근(23)이 또 한번 행운을 부르는 자신의 승리공식을 입증했다.봉중근은 6일(한국시각) 애틀랜타의 터너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경기에서 4―4로 맞선 7회말 팀의 6번째 투수로 등판, 1과3분의2이닝 동안 안타없이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시즌 5승째(1세이브)를 수확했다. 러스 오티스(7승3패)에 이어 팀내에서 에이스 그레그 매덕스(5승5패)와 함께 다승 2위이자 중간계투로는 메이저리그를 통틀어 선두인 신시내티의 스콧 설리번(6승2패)의 뒤를 잇는 호성적이다. 3게임 연속 무실점에 방어율도 3.45로 끌어내렸다.
결코 만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5번째 투수로 투입된 케빈 브리보스키가 4―3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1실점하면서 1사1,2루 역전의 위기에 내몰리자 보비 콕스 브레이브스 감독은 올 시즌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는 '히든 카드'를 또다시 꺼내들었다.
처음은 불안했다. 갑자기 마운드에 오른 봉중근은 몸이 덜 풀렸는지 칼 에버렛의 타석 때 폭투를 범해 1사2,3루 위기를 자초한 뒤 코칭스태프의 지시로 에버렛을 고의사구로 내보내고 만루작전에 들어갔다.
그러나 봉중근은 강했다. 직구와 체인지업 커브를 마음먹은 대로 찔러넣는 능력을 갖춘 봉중근은 토드 그린을 파울플라이로 잡은 뒤 도니 새들러까지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마쳤다.
이번에도 애틀랜타는 '러키 보이' 봉중근이 마운드에서 호투를 하자 기다렸다는 듯 타선이 폭발했다. 공수 교대를 마친 애틀랜타 타선은 7회말 곧바로 하비 로페스의 좌월 솔로홈런으로 5―4로 앞서나간 데 이어 8회말에도 3점을 보태면서 8―4 승리를 봉중근에게 안겨다줬다. 봉중근은 8회초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한 뒤 9회부터 마무리 전문 존 스몰츠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한편 40여일간의 긴 공백을 깨고 5일부터 팀의 애틀랜타 원정경기에 합류한 박찬호는 이날 덕아웃에서 봉중근의 투구 모습을 유심히 지켜봤다. 봉중근의 투구 내용은 8일 빅리거로서의 앞날을 좌우하게 될 몬트리올 엑스포스와 운명의 일전을 앞둔 박찬호에게 컨트롤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것이었다.
/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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