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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康법무의 지나친 盧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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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康법무의 지나친 盧사랑

입력
2003.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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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출석한 장관들은 웬만해선 직설화법을 쓰지 않는다. 개인 감정을 드러내는 경우는 더욱 드물다. 민감한 사안일수록 "신중히 검토하겠다" 는 식의 원론적 답변을 한다.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강금실 법무부 장관이 노무현 대통령의 형 건평씨 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도 "혐의가 드러나면 조사하겠다"는 식의 답변을 예상했다. 그러나 강 장관은 정색을 하면서 "노 대통령은 권력을 이용해 특혜를 받거나 비리를 저지를 사람이 아니다"고 말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강 장관은 더 나아가 "이 같은 신뢰가 국민과 함께 공유되기를 바란다"고 주문하고 이혼 및 재산문제로 시달렸던 경험까지 덧붙였다.

장관이 개인견해를 밝혔다고 무조건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과 관련된 의혹을 자신의 선입견으로 재단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본다. 특히 사법기관의 책임자가 "이 사람은 좋은 사람이니 비리를 저지를 리 없다"는 식의 감정적인 접근을 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비리의혹은 강 장관 스스로 강조했듯 엄밀한 '사실관계'에 입각해야지 개인적 호(好)·불호(不好)나 도덕성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형이 범죄자라면 대통령이 되면 안 되는 것이냐"며 변호하듯 말한 것도 적절한 태도인지 의심스럽다. 현재 의혹은 대통령의 관련성 여부가 초점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발언은 사안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궤변으로 들리기 십상이다.

이날 답변을 지켜보면서 강 장관이 대통령에 대한 애정과 법무부 장관의 직분을 혼돈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배성규 정치부 기자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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