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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열풍… 돌연사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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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열풍… 돌연사 "역풍"

입력
2003.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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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경찰서 소속 김모(45)경사는 평소 조깅을 즐기고 마라톤대회에도 서너번 참가한 적이 있는 건강체질이었다. 그러나 김 경사는 4월20일 일산호수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 갑자기 심장마비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김 경사는 마라톤 참가 전날 고양 덕양갑 국회의원 재선거 때문에 철야 당직 근무를 하며 거의 잠을 자지 못한 상태였다. 중년들 사이에 마라톤, 등산, 테니스 등 각종 운동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자신의 건강상태와 운동능력을 과신한 나머지 무리하게 운동하다 돌연사하는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건강 과신이 화 불러

지난달 18일 오전 경남 창원 시청 로터리 앞 광장에서 건강달리기 대회를 끝낸 한국전력 경남지사장 이모(56)씨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같은 달 29일 서울 도봉구 창동 J아파트 테니스장에서 테니스를 마치고 벤치에 앉아 쉬던 강모(40)씨도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 경찰은 체중이 과다하고, 평소 고혈압을 앓고 있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았던 김씨가 준비운동도 하지 않고 테니스를 쳤다가 심장마비로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 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운동을 하다 돌연사한 사람은 10여명을 넘어섰다.

마라톤의 경우 초보자보다는 입문 1∼2년이 넘어 자신의 건강 상태와 운동 능력을 과신하고 기록과 완주에 집착하는 중급 이상자에게서 사고가 빈발한다. 현재 마라톤 애호가는 200여만명으로 추산되고 마라톤 대회도 전국에서 150여개 이상이 개최되지만 일부 대회의 경우 응급의나 구급차마저 배치하지 않아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을 '죽음의 레이스'로 내몬다는 지적도 많다.

준비운동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

전문가들은 자신의 건강상태를 잘 살피지 않고 체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한 운동을 하다 보면 누구나 예기치 않은 변을 당할 수 있다며 돌연사 예방을 위해서는 준비운동을 철저히 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특히 준비운동없이 테니스나 마라톤 등 무리한 운동을 강행하면 심장에 부담을 쉽게 줄 수 있고, 운동을 마친 후에도 서서히 뛰는 등의 '쿨링 다운'(cooling down) 없이 갑자기 운동을 멈추면 심장마비가 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스포츠센터 최건식(52·운동생리학) 실장은 "운동하기 전 맨손체조나 스트레칭 등의 가벼운 운동을 최소한 5분 이상 해야 한다"며 "특히 35세 이상의 중년들은 건강 검진과 운동부하검사를 통해 운동을 해도 괜찮다는 전문가의 소견을 들어 본 뒤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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