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못한단 소린 안들었는데우리나라 TV에 실감 있는 키스 신이 등장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그래서 키스신에 얽힌 적지 않은 얘깃거리들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3분짜리 키스신 하나 찍는데 열두번이나 NG를 낸 여자 탤런트 C양에게 화가 난 감독이 날리는 쫑코. "야 평소에 키스도 안하냐? 일부러 잘하려고 하지 말고 너 하던대로 해!"
그런데 드라마의 PR을 위해 그 NG파일이 방송을 탔다. 때로 본프로보다 NG 파일을 시청자가 더욱 재미있어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의 실수는 심각하지만 남의 실수는 재밌는 구경꺼리일 뿐이어서 그럴까.
그 NG파일이 방송을 탄 다음부터 C양의 '키스 NG'는 없어졌다. 키스 못한단 소린 들어본 일이 없다고 쫑알거리던 C양은 자신의 키스신 NG파일을 보고 자신의 약점(?)을 알게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NG 파일의 공개가 NG를 줄이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하는 감독도 있다. 실수는 숨겨야 되는 것으로 알아온 사람들에게 NG파일의 공개는 통쾌하고 솔직한 자기 폭로일 수도 있다.
사장님 NG 파일엔 침실의 비밀도
사원들의 실수를 스스로 공개하여 일의 능률을 올리는 회사도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어느 증권회사는 한 달에 한 번씩 이상한 사원 총회를 한다. 그 날은 각 부서에서 예선을 거친 선수들이 나와 '스스로 NG 파일 콘테스트'를 벌인다. 1등에게는 가족 동반 유럽 4박5일 여행권이 상품으로 나간다.
이 콘테스트는 자신의 업무상의 실수와, 그 실수를 어떻게 극복했느냐를 여러 사원들 앞에 발표함으로서 실수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공격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진짜 몰카가 찍은 NG파일을 공개하는 것은 아니고 언제 어디서 무엇을 누가 어떻게 왜.....그랬느냐를 고백하고 그것을 극복한 자신의 지혜나 의지를 공개하는 것이다. 때로 사진 자료를 제시하고, 그림을 동원하는가 하면 실감이 나도록, 상황에 맞는 복장을 꾸미고 나오기도 한다.
1년에 4번, 분기마다 사장도 자신의 NG파일을 공개한다. 경영정책의 NG, 사원들과의 친화력 부족에서 일어난 NG, 아내와의 잠자리 NG까지 공개하면 회사 분위기는 발칵 뒤집히고 사기는 하늘끝까지 올라간다.
실수를 체험의 가치로 삼으려면
우리는 실수다 하면 일단 덮는 것이 습관화돼 있다. 특히 군사문화 시절의 '쉬쉬 전략'은 국민의 알 권리를 탄압하는 위험수위에까지 갔다. 그러나 실수는 공개되고 토론되고 분석돼야 비로소 가치있는 체험이 된다.
실수가 지닌 가치는 재발의 방지다. 실패도 잘하면 성공 보조식품으로 써먹을 수 있다. 그러나 쉬쉬 하는 실수는 재발방지의 브레이크가 없다.
자신의 NG파일을 만들어 공개해 보라. 동료들이 박장대소를 하며 달려들어 실수를 난도질하고 꼬치꼬치 해부해서 원인과 처방까지 알려줄 때 실수는 체험의 영역으로 들어간다. 말하자면 실수의 시가(時價)가 매겨지는 것이다.
자신의 NG파일을 공개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통해 연거푸 Replay 함으로써, NG를 찾아내야 한다. 직장인은 그러면서 큰다. '전사원 NG파일 공개의 날'을 정하고 상금을 두둑히 붙여 콘테스트를 하면 조직원의 생산성이 두배 이상 높아질 것이다.
/한국네트워크마케팅협회회장 (smileok@knm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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