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법에 맞는 말은 쓰지 말 것, 안녕(hello)이라는 말로 대화를 시작하지 말 것, 조지 클루니가 귀엽다고 말하지 말 것…."미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여중생 3명에게 배운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서 청소년으로 행세하는 방법' 중 일부분이다. 요원들은 채팅에서 미성년자를 가장해 청소년 성매매와 아동 포르노 촬영을 제안하는 악당들에게 손쉽게 접근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수사 방식이 알려지면서 본의 아니게 조금만 '어른 티'를 내도 꽁지를 빼버리는 사례가 잇따르자 대책으로 특별 과외를 받게 됐다.
3일 워싱턴의 한 중학교를 졸업한 카렌과 메리, 크리스틴은 1년여 동안 미 전역의 FBI 요원들에게 청소년들만의 문화와 화법을 가르쳤다. 연예인의 신변 잡기와 패션 경향은 물론 'POS'(parent over shoulder·부모님이 지켜보고 있으니까 말 조심해)와 같은 채팅 약어도 가르쳐 주었다.
이들은 FBI가 수사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얻기 위해 수시로 초청하는 강사들 중 최연소이다.
이런 사연은 이들이 3일 졸업식에서 로버트 멀러 FBI 국장으로부터 특별 감사패를 받으면서 알려졌다. 카렌은 "우리 비밀을 어른들에게 다 말해 줬으니 친구들이 가만 두지 않을 것"이라며 웃었다.
/최문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