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씨의 용인 땅 1차 매입자로 밝혀진 강금원 회장이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 등을 강도높게 비난한 배경을 놓고 구구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강씨의 비난 대상이 문 수석을 비롯, 청와대의 부산 인맥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들어 일각에서는 '파워게임설'까지 말하고 있다.강씨는 5일 기자회견을 갖고 부산 정치개혁추진위원장인 조성래 변호사에 대해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패거리 정치를 하고 있는데, 이런 사람은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고 비난했다. 강씨는 전날엔 문 수석을 겨냥, "능력 없는 사람이 대통령을 보좌하다 보니 혼란을 초래하고 대통령을 곤경에 처하게 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송기인 신부에 대해서는 "정치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하고 이기명씨를 "이상한 개발로 잇속을 챙기는 사람"으로 표현했다.
강 회장의 발언은 일단 노 대통령에 대한 충정에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여권 내에서는 노 대통령의 측근 그룹간 갈등이 우회적으로 표출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강씨가 1차 계약자라는 사실을 처음 보도한 부산일보의 취재원이 민주당 고위 관계자이고 또 여권 핵심에서 노 대통령의 386 측근 안희정씨의 개입설이 나왔다는 점을 근거로 하고 있다. 나라종금 사건으로 코너에 몰린 안씨가 문 수석 등을 향해 반격을 시도했다는 추정인 것이다. 안씨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듯한 강씨의 해명도 이 같은 관측의 요인이 되고 있다. 강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희정이와는 모든 것을 다 말할 정도로 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수석과 안씨의 알력설은 참여정부 출범 직후 민정수석실이 특별감찰활동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처음 불거졌다. 감찰활동이 386측근들, 특히 당시 승용차 교체 문제로 구설에 올랐던 안씨를 겨냥한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최근에는 "안씨가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대통령을 끌고 들어갔다"는 소문이 돌아 청와대 주변에서는 "안씨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강씨가 단순히 용인 땅 문제에 대해 청와대측의 미숙한 대처를 비난한 것일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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