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확산 문제와 관련한 존 볼튼 미 국무부 차관의 의회증언 내용은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은 아닌 것 같다. 하원 국제관계 청문회에서 볼튼 차관보는 "WMD나 미사일 관련 장비와 기술의 거래를 막기 위해 우방국들과 법적 외교적 군사적 경제적 협력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의심되는 WMD의 이전을 저지하거나 압류하는 조치를 취할 방도를 우방과 의논하고 있다는 것이다.이미 미 정부의 의도는 프랑스 에비앙에서 개최됐던 G8정상회의에서 드러났다.
부시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하라는 강력한 경고를 담은 공동성명을 주도했으나 국제법상의 문제로 구체적 방안을 합의로 이끌지 못했다. 그럼에도 미국은 지금 막강한 영향력으로 WMD의 거래 봉쇄안을 구체적으로 짜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 셈이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은 우려할 대상이다. 그러나 미국의 구상이 흔쾌히 들리지 않는 것은 이것이 한반도 긴장의 도화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작년 아라비아해에서 스페인군함이 미사일을 선적한 북한의 소산호를 억류했던 선례를 들었지만, 이런 일이 한반도 해역에서 일어난다면 긴장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또 미국이 대화보다는 북한을 제재하는 수순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징후를 느끼게 한다.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우리는 북핵문제가 불안하지만 그래도 평화적 해결의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안도했다. 그러나 정상회담후 미국의 외교적 군사적 행보는 심상치 않은 느낌을 준다.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은 부시 정부가 결코 방관하기 어려운 현안이다. 북한의 고집이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은 상존한다. 확고한 리더십과 혼연일체로 이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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