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국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 출마 얘기는 낭설이예요. 강원 평창의 (2010년)동계올림픽 유치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5일 오전 연합뉴스에 느닷없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김운용 IOC 위원의 인터뷰기사가 실렸다. 외신 등을 통해 김 위원이 부위원장에 출마할 것이란 설이 자자했던 터라 이 기사는 기자의 눈을 잡아 끌었다. 그러나 이내 "너무 때 늦은 해명"이라는 씁쓸한 느낌이 앞섰다.전후 사정은 대충 이렇다. 평창은 수년전부터 정부와 민간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동계올림픽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왔고, 다음달 2일 개최지를 결정하는 IOC 총회(체코 프라하)에서 김 위원이 부위원장 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설이 간단없이 흘러나왔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이 출마할 경우 득표전 등에서 동계올림픽 유치라는 국가적 이해와 충돌해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가 잇따랐다. 국제 스포츠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그가 개인영달을 우선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지만, 김 위원은 출마여부에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김 위원은 최근 관련 정부부처로 부터 "유치위측과 불협화음을 일으키지 말라"는 경고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져 이 우려는 일정부분 사실일 가능성도 높다.
물론 국가적 이해득실이 지고지선일 수는 없다. 그가 부위원장이 되기 위해 뛰었다 해도 IOC 부위원장 역시 국가적인 영예일 수 있기 때문에 대놓고 비난할 수 만은 없다. 다만 동계올림픽 유치가 녹록치않아지고 개최지 결정이 한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내놓은 뒤늦은 해명은 한국스포츠의 거목이라는 그의 명성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김 위원은 인터뷰에서 2차투표까지 염두에 둔 상세한 유치청사진을 공개했다. 이제라도 그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여동은 체육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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