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중동 평화회담 세 정상 "득과 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중동 평화회담 세 정상 "득과 실"

입력
2003.06.06 00:00
0 0

● 샤론"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해야 한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이같이 말하자 평화를 바라는 국제사회는 일순 희망에 부풀었다. 불도저라는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팔레스타인을 무자비하게 억압해 온 강경파의 입에서 나온 말이기 때문이다.

그는 팔레스타인 장기수를 석방했으며 점령한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일부를 반환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표면적으로는 미국이 주도하는 중동평화안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의 변신을 미국의 압력에 대한 부담감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스라엘 최대의 후원자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전 이후 중동 질서 재편 차원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나몰라라 할 수는 없는 얘기다. 이 때문에 일단 평화안을 수용해 미국의 압력을 완화시킨 뒤 향후 이행 과정에서 발생할 돌발 변수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성공할지는 모르겠지만 이스라엘을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치적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그의 말이 시사적이다.

샤론 총리의 고민은 평화안 수용에 대한 내부 반발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그에게 부담인 동시에 카드로 작용할 것이다.

● 부시

"좋은 출발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미국·이스라엘·팔레스타인 3자 정상회담을 마친 뒤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중동을 방문했고, 국제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가 돼버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직접 뛰어들어 강력한 평화조정자 역할을 맡고 나섰다. 이라크를 무력으로 짓밟은 유일 초강대국 전쟁 지도자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가시적인 성과도 거두었다. 이번에 이·팔 분쟁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해 중동평화 정착에 기여하게 된다면 명실공히 세계의 지도자로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당장 내년 대선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전쟁뿐 아니라 외교도 잘하는 대통령임을 과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시가 희망에만 부풀어 있는 것은 아니다. 사태 진전을 낙관만 할 수 없는 형편이다. 난제가 하나 둘이 아니다. 진짜 '출발'일 뿐이다. 실패하면 대선에서 치명타를 받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회담의 성공을 위해 과거 어느 지도자보다도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전쟁에서 승리하고도 대선에서 패배한 아버지 부시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중동평화 정착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 압바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는 미국·이스라엘·팔레스타인 3자 정상회담을 통해 국제사회의 떠오르는 별이 됐다.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의 오른팔로 오랫동안 2인자 자리를 지켜온 그는 평화에 대한 소신과 합리적인 처신으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미국이 주도하는 중동평화안을 팔레스타인 재건의 기회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측에 무조건적인 수용을 촉구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평화안의 1단계 조건인 폭력(테러)의 종식과 무장단체의 해체도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앞날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4일 3자 회담이 끝나자 하마스 등 무장단체들이 이스라엘을 향한 무력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선언한 것은 상징적이다. 평화안에 대한 이스라엘의 반대 여론도 부담이 된다. 전문가들은 "팔레스타인의 폭력이 종식되지 않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제재가 완화되지 않으면 압바스 내각이 조기 붕괴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팔레스타인 내의 평가도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벌써부터 그가 이스라엘에 너무 유화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압바스는 부시의 강력한 추진력에 희망을 걸고 있을지 모른다.

/김철훈기자 ch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