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魔)의 1만달러 시대가 뮌지 아십니까"이건희 삼성회장은 5일 오후 5시40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신경영 10주년 기념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려다 기자들이 소감을 묻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마의 1만달러론'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1인당 소득 1만달러는 대부분 노력하면 될 수 있다. 선진국의 경우 6∼10년 안에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올라갔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5년 YS 때 올라갔다는 후퇴했다. 지난해에도 거의 가까이 갔다.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10년 이내에 빨리 가야 한다. 1만달러에 그냥 계속 서 있지는 못한다. 2만달러, 3만달러로 가자는 것은 나라와 국민을 위한 것이지 나만 잘 살자는 뜻이 아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 상품이 잘 팔리고 이익도 많이 나게 된다."
이 회장의 '마의 1만달러론'은 6시부터 3시간 20분 동안 계속된 회의에서도 계속됐다. "신경영은 세기말적 상황에서 경제전쟁에서의 패배, 일류 진입의 실패는 경제식민지가 될 수 있다는 역사인식과 사명감에서 출발했다"고 말문을 연 이 회장은 현 경제상황을 "외부환경 탓도 있지만 과거 선진국도 겪었던 '마의 1만달러 시대 불경기'에 처한 상황으로 신경영 선언 당시와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이 회장은 또 9시20분께 회의장을 나오다 자신이 2기 신경영 화두로 제시한 '나라를 위한 천재 키우기'에 대해 기자들이 설명을 요청하자 "인재를 제대로 육성하려면 사과파이 보다는 사과나무를 심는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현 정부와 관련한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아낀 채 회의장을 떠났다.
/김경철기자 k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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