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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외식/ 인사동 "우리나라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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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외식/ 인사동 "우리나라 만세"

입력
2003.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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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대나무 그늘이 그리워지는 계절. 대나무 향도 맡고 대나무 통밥도 먹으려면 남도로 가야하나? 아니다. 서울 인사동의 대나무통밥 전문집 '우리나라 만세'가 있다.1999년 문을 연 이 집은 우선 구절판으로 입맛을 돋군다. 무쌈에 버섯과 달걀 지단 당근 햄 피망 게맛살 등을 싸먹는 데 단초물에 재워둔 무쌈의 새콤함이 간단치 않다. 1주일 정도 푹 숙성시켜 배어나는 신 맛에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조금은 매운듯한 맛, 겨자 소스에 찍어 먹을 때의 톡 쏘는 느낌까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다음 코스는 불고기와 쌈. 그리고서야 대나무통에 찐 밥이 나온다. 대나무 통밥은 장복하면 불로장생한다는 음식. 대나무통 뚜껑에 창호지를 씌워 3시간 정도 찐다. 불조절을 잘 하는 것이 노하우.

통 안에 든 찹쌀과 차조, 흑미 등은 기름져 보인다. 살짝 한 소금간과 어울려 맛깔스러우면서도 담백하다. 통을 들고 냄새를 맡아 보면 대나무밭의 향이 코 끝에 와 닿는듯 하다. 주인 한상우(43)씨는 "밥을 맛으로 먹는다기보다 향으로 먹는다"고 표현한다. 자기가 먹어봐도 맛있다고.

담양과 진주에서 가져온 대나무를 사용하는데 밥을 먹고 남은 대나무 통은 손님이 직접 가져갈 수 있도록 씻어준다. 집에 가져가면 색깔이 다시 밝은 노란색을 띠는데 연필꽂이로 많이 사용한다. 김치 된장 시금치 멸치볶음 오징어 젓갈 등 계절따라 나오는 반찬들도 푸짐하다. 28년의 주방경력을 갖고 있는 주인 한씨의 이모가 직접 주방에서 조리한다.

KBS 개그맨 출신인 주인 한씨는 지금도 SBS 솔로몬의 선택에 연기자로 출연하는 현역 개그맨. 부업 삼아 한 일이 주업이 됐다는 것이 그의 얘기. 옛 전통 한옥을 약간만 손봐 사용하며 내부에서 천장을 쳐다 보면 한옥의 내음이 물씬 풍겨진다. (02)720―6161

/박원식기자

맛★★★★☆ 분위기★★★★☆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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