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대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소방 공무원이다. 소방 현장에서 화마와 싸우면서 느낀 점이 있어 이 글을 쓴다. 다름이 아니라 주위에서 많이 쓰는 연막 소독제의 연기 색깔을 현재의 흰색이 아니라 다른 색깔로 바꾸었으면 한다.119 대원은 화재가 발생하면 즉각 출동한다. 시간이 생명보호와 직결된다. 최근 장난신고는 크게 줄었지만 오인신고는 여전하다. 특히 연막 소독제에 의한 오인신고로 출동하는 일이 빈번하다.
연막 소독제는 일반 주택, 아파트, 업소 등에서 바퀴벌레 등 해충을 잡기 위해 많이 쓰는데 하얀 연기가 창문 등을 통해 밖으로 새나오면서 마치 화재가 난 것처럼 오인하기 십상이다. 이웃이나 지나가던 사람이 문틈 등에서 새나오는 연기를 보고 불이 난 것으로 착각, 신고하는 것이다. 소방서에서는 연막소독이전에 미리 소독사실을 신고하라고 홍보하고 있으나 한계가 있다.
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한데 연막 소독제의 연기에 파란색 등을 넣어 일반화재의 연기와 구별되도록 하는 것이다. 연막 소독제를 지금처럼 하얀 연기가 나도록 제조·판매한다면 119대원들은 앞으로도 불편을 겪어야 한다. 특히 오인 출동을 하느라 119대원들이 진짜 화재를 진압하지 못하는 일이라도 생기면 낭패다.
/정병욱·전라북도 김제소방서 방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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