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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보험료 내렸지만 사업비 올려 인하폭 찔끔 / 생보사 보험료인하 "생색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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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보험료 내렸지만 사업비 올려 인하폭 찔끔 / 생보사 보험료인하 "생색내기"

입력
2003.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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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사망률이 30% 이상 낮아진 새로운 경험생명표가 도입됐지만 주요 생명보험회사들이 생색내기 식 보험료 인하로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당국의 조사결과 생명보험상품의 20%는 보험료 산출방식이 부적절해 계약자의 권익을 침해할 소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금융감독원은 올해 1∼3월 중 생명보험상품 346종에 대한 사후심사를 벌인 결과 72종(20.8%)이 보험료 산출방식이 부적절한 것으로 나타나 시정 또는 보완조치했다고 4일 밝혔다.

특히 생명보험사들은 올해부터 새로운 경험생명표를 시행하면서 계약자들에게 보험료인하를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나 합리적 근거도 없이 사업비를 대폭 올려 결과적으로 보험료 인하폭을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료 중 개정된 경험생명표의 사망률을 반영해야 하는 순보험료(보험금 지급에 충당되는 보험료)는 내렸지만 공시에 나타나지 않는 부가보험료(모집비용 등 사업비)는 슬그머니 올려 소비자들의 눈을 속인 것이다.

금감원으로부터 보완조치를 받은 교보생명의 경우 변액종신보험(보험가입금액 1억원, 20년납, 40세 남자 기준)의 순보험료를 경험생명표 적용 전 16만1,000원에서 적용 후 13만4,000원으로 16.7% 내렸다.

그러나 부가보험료를 3만6,000원에서 4만원으로 오히려 11.1%나 올렸으며 따라서 계약자가 매달 내야 하는 실제 보험료는 19만7,000원에서 17만4,000원으로 11% 내리는 데 그쳤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당초 개정 경험생명표 시행으로 보장성 정기보험과 종신보험의 보험료가 12∼29% 정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계인 라이나생명도 무배당종신보험(보험가입금액 1억원, 20년납, 월납, 여자 40세)의 순보험료를 7만4,0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29.8% 내렸지만 부가보험료를 2만5,000원에서 3만1,000원으로 24%나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보험료는 9만9,000원에서 8만3,000원으로 16.2% 인하됐다. 푸르덴셜의 무배당입원특약상품(보험가입금액 1,000만원, 80세 만기, 60세납, 남자 40세)도 순보험료는 4,400원에서 1,720원으로 61% 내렸으나 부가보험료가 580원에서 1,470원으로 153.4%나 늘어 보험료는 36%(4,980원→3,190원)만 인하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료가 낮아진다고 해서 모집비용 등 사업비가 늘어날 이유가 없는데도 상당수 회사가 사업비를 늘린 것으로 나타나 시정하도록 조치했다"며 "소비자들이 순보험료뿐 아니라 사업비 내역도 파악할 수 있도록 앞으로 보험감독규정을 개정해 상품마다 의무적으로 사업비를 공시토록 할 방침"라고 밝혔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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