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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회고록 일부 공개/"클린턴이 불륜 고백했을때 목을 비틀고 싶을 만큼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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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회고록 일부 공개/"클린턴이 불륜 고백했을때 목을 비틀고 싶을 만큼 분노"

입력
2003.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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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로서 나는 빌의 목을 비틀고 싶었다."힐러리 클린턴(56) 상원의원이 8년간의 미 백악관 안주인 생활을 담은 회고록 '역사와 함께 살면서'(living history)에서 남편인 빌 클린턴 대통령으로부터 섹스스캔들의 진상을 실토받았을 때의 분노를 이렇게 표현했다. AP통신과 UAS투데이 등 미국언론들은 4일 오는 9일 발매될 562쪽 분량의 이 책 내용을 입수, 주요 대목을 소개했다.

힐러리는 르윈스키 스캔들을 반추하면서 "내 일생 가장 어려운 결정은 빌과 이혼하지 않기로 한 것과 뉴욕주 상원의원에 출마할 때"라고 위기 순간을 요약했다. 힐러리는 "남편이 대배심에서 증언하던 날 아침까지도 르윈스키 논란은 내게는 정적들이 만든 사악한 음모로 여겨졌다"고 밝혔다. 당시 클린턴은 힐러리에게 르윈스키가 직업을 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해 도와주었고 '몇 차례 그녀와 이야기를 나눴다'는 정도로 둘러대며 달랬다. 힐러리는 98년 8월15일 대배심에 서기 직전까지 7개월 동안 남편으로부터 감쪽같이 속아온 것이다.

힐러리는 "대배심이 있던 그날 아침 그가 나를 깨우더니 침대 옆을 서성이며 처음으로 '상황이 이전에 인정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털어놓았다"며 "나는 숨을 쉴 수 없었다. 울면서 '도대체 무슨 소리냐. 왜 거짓말을 했느냐'고 소리쳤고, 그는 '미안해, 미안해, 당신과 첼시를 보호하려고 했어'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고 적었다. 그녀는 "당시 10대였던 딸 첼시에게도 똑같이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했을 때 대통령의 눈에 눈물이 가득했다"고 회상했다.

힐러리에게 맺힌 응어리는 쉽게 풀리지 않았던 것 같다. 힐러리는 대배심 직후 가족여행을 떠났을 때부터 몇 달간 집안에 냉기가 가득했었다고 밝히면서 "가족 중 우리집 개만이 유일하게 남편을 기꺼이 따라다녔다"고 서술했다. 또 "남편은 아래층에서, 나는 위층에서 잤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상황과 화해했고 남편을 받아들였다. 힐러리는 "백악관을 나서던 날 남편과 손을 잡고 왈츠를 추었다"면서 "남편은 도덕적으로 부정했지만 대중을 배반한 것은 아니었다"고 남편을 두둔하기도 했다.

미 역사상 처음으로 영부인에서 상원의원으로 변신한 힐러리의 회고록 출간에 대해 미 정가는 2008년 대선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힐러리는 올 가을까지 전국을 돌며 사인회를 가질 예정이다.

힐러리의 회고록은 출판사인 사이먼 & 슈스터사가 초판으로 100만부를 찍을 만큼 베스트 셀러를 예고하고 있다. 힐러리는 총 저작권료 800만 달러 중 285만 달러를 선불로 챙겼으며 다른 16개국과도 판권 계약을 맺는 등 회고록 출간으로 돈방석에 앉을 것으로 보인다. 미 출판계 관행상 파격적인 초특급 대우이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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