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던컨(213㎝)의 샌 안토니오 스퍼스냐, 제이슨 키드(193㎝)의 뉴저지 네츠냐. LA레이커스가 자리를 비운 2002∼2003시즌 미 프로농구(NBA) 챔피언 자리를 놓고 서부컨퍼런스 챔피언 샌 안토니오와 동부컨퍼런스의 자존심 뉴저지가 5일(한국시간)부터 7전4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98∼99시즌 챔프 등극에 이어 4년 만에 정상탈환을 노리는 샌안토니오와 창단 27년 만에 첫 우승을 노리는 뉴저지는 여러모로 닮은 꼴이다. 두 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은 이번이 두번째 . 그러나 샌안토니오는 플레이오프에서 레이커스의 벽을 넘지 못한 채 3차례나 주저앉았고, 뉴저지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레이커스에 4전전패의 수모를 당했다. 때문에 명예회복과 우승을 노리는 두팀의 전의에는 살기마저 띠고 있다.속공 대 높이의 불꽃 대결
챔피언결정전 최고의 관심사는 두 시즌 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파워포워드 팀 던컨과 최고의 포인트가드 제이슨 키드의 대결. 키드가 이끄는 뉴저지의 속공 대 던컨―데이비드 로빈슨(216㎝)으로 이어지는 '트윈타워'의 높이 싸움에서 승패가 갈라질 전망이다.
던컨과 은퇴를 앞둔 로빈슨이 구축하는 샌안토니오의 포스트는 NBA 29개팀 중 최강으로 꼽힌다. 반면 키드가 지휘하는 바람 같은 속공을 앞세운 뉴저지는 보스턴 셀틱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에 각각 4연승을 거두며 파죽의 플레이오프 10연승으로 두 시즌 연속 결승진출에 성공했다. 따라서 던컨과 키드를 어떻게 수비하느냐가 우승을 가름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두 팀은 정규리그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또 뉴저지가 1998년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이 시카고 불스를 떠나며 은퇴한 이후 정석화된 '서부우승=NBA 우승'이라는 공식을 깨트리며 '서고동저(西高東低)'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샌안토니오의 4승2패 승리를 점치고 있다.
'샌 안토니오 우세' 전망 많아
뉴저지는 던컨의 매치업 상대로 케년 마틴(205㎝)을 내세운다. 하지만 NBA 최고의 일대일 수비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마틴이 던컨의 파워에 밀리거나 파울트러블에 걸릴 경우 디켐베 무톰보(218㎝)를 대타로 투입할 예정이다. 뉴저지는 10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다 10일간 충분한 휴식을 취해 체력을 비축했다. 뉴저지는 골밑의 열세를 키드와 케리 키틀스(196㎝), 리처드 제퍼슨(2m)이 포진한 외곽을 앞세워 창단 후 첫 우승을 노린다는 작전을 세워놓고 있다.
이에 반해 샌안토니오는 키드의 볼 배급을 원천 차단하는 데 승부를 건다. 키드의 매치업 상대인 토니 파커(188㎝)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 샌 안토니오는 최강의 골밑을 자랑하는 반면 외곽이 아킬레스건이다. 파커와 에마누엘 지노빌리(198㎝), 스티븐 잭슨(203㎝)이 이끄는 외곽이 기복이 심하고 자유투 성공률도 낮은데다 뒷심이 부족해 4쿼터에서 자주 역전을 허용하는 것도 부담이다. 다만 댈러스 매버릭스와의 결승 6차전에서 백전노장 스티브 커가 다시 살아나 부담없는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벤치멤버에서도 스티브 커, 말릭 로즈, 지노빌리 등을 보유한 샌안토니오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
/여동은기자deyu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