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조1,000억원대의 추경예산안을 확정한 가운데 보다 확실한 경기회복을 위해 조만간 한국은행의 콜금리 추가인하 가능성이 크며, 투자심리 호전을 위해서도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외국계 증권·금융사의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반면 대부분 국내 증권 전문가들은 "외국계 기관의 잇단 전망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동반 금리인하 분위기에 지나치게 무게를 둔 것"이라며 "단기간 내 추가 금리인하는 경기부양이나 증시에 미치는 효과보다는 부동산에 미치는 부작용이 클 것"이라며 정반대의 주장을 펴고 있다."이르면 이달 0.25%P 추가 인하"
씨티글로벌마켓(CGM) 증권은 3일자 '주간 한국경제'리포트를 통해 "예상보다 부진한 경제데이터가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을 요구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추가 금리인하와 감세 등도 포함된다"며 "수개월 내에 0.25%포인트의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이에 앞서 크레디스위스퍼스트보스톤증권(CSFB)도 지난달 30일 "산업활동과 내수둔화에 더해 해외수요도 감소하고 있다"며 "한은이 6월 금통위에서 0.25%포인트의 콜금리 인하를 실시할 것으로 강력하게 전망한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와 BNP파리바증권 역시 경기둔화 외에 달러약세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를 방어하기 위해 한은이 올해 안에 콜금리를 0.5∼0.75%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을 연이어 내놓았다.
외국계의 이 같은 전망은 채권시장에서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증폭되면서 4일 지표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1%포인트 하락한 4.08%를 기록, 지난달 30일의 사상 최저치(4.10%)를 또다시 경신했다.
"추가 금리인하 독될 가능성 크다"
반면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대부분 부동산 가격 불안 등 금리인하가 야기할 악영향을 우려하면서 당분간 추가 금리인하의 가능성이나 당위성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LG투자증권 박윤수 상무는 "우선 투자나 소비에 대한 금리인하의 효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지금은 금리인하에 따른 긍적적 효과보다는 부동산 가격에 미칠 부정적 파장이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한은이 금리인하를 서두르지도, 서두를 필요도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금리가 추가 인하될 경우 국고채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져 일부 자금이 증시로 이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증시 투자심리 호전에도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이민구 연구원도 "이달 중 금리 추가인하 가능성은 없다"고 단정하고 "추경 실시와 26조원에 달하는 대기업 설비투자계획 등에 따른 경기진작 효과가 9월께 본격화하면서 경기 회복기와 맞물릴 가능성이 있다고 볼 때 아예 올해 안에는 금리인하가 더 이상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투증권 최재호 연구원은 "하반기 경기회복 낙관론이 수그러들고 경기 경착륙 우려가 나오면서 채권시장에서는 콜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이 강하게 일고 있다"며 "이달 콜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라 지표금리가 일시적으로 3%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