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과 SK그룹이 SK글로벌 정상화 계획에 합의한 가운데, SK(주)의 최대주주인 소버린이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는 등 그룹지원 해법에 대한 반대가 본격화하고 있다.소버린은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달 28일 손길승 SK그룹 회장이 SK글로벌을 반드시 살리겠다고 밝힌 데 대해 우려를 표시한다"며 "SK그룹은 SK(주)의 주주도 아니며 법적인 실체도 아니기 때문에 SK(주)를 대신해 협상을 하거나 SK(주)가 협상의 결과에 따르도록 할 어떤 근거도 없다"고 밝혔다.
소버린은 특히 "이사회의 책임을 환기시키는 등 SK(주)의 주주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며 "법률자문사로 선정한 법무법인 명인을 통해 SK(주)가 직면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소버린의 이 같은 입장표명은 SK(주)가 출자전환 등 SK글로벌에 대한 실질적 지원에 나설 경우 SK(주) 사내외 이사들을 해사행위(배임)로 고발하겠다는 법적대응 방침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SK(주) 소액주주들도 이날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본사 앞에서 'SK(주) 소액주주연합회' 결성식을 갖고 "SK(주)가 8,500억원을 출자전환할 경우 이사들을 배임 혐의로 고발하겠다"며 "이와 함께 이사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과 배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출자전환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한편 참여연대도 논평을 내고 "SK글로벌의 영업이익을 끌어올리기 위해 SK그룹 계열사들이 SK글로벌을 부당지원할 가능성이 높다"며 "부당지원이 이뤄질 경우 이를 승인한 손 회장 등 SK그룹 경영진과 채권단 관계자도 배임의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2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참여연대 사무실이 있는 건물의 2층 카페와 화장실에서 손 회장과 김 행장이 지난달 31일 친필 서명한 'SK글로벌 정상화 양해각서'가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A4용지 3장 분량의 양해각서 사본에는 SK(주)의 8,500억원 출자전환 SK글로벌 연간 영업이익 목표 미달시 1,500억원 추가 출자 등 최근 언론에 보도된 경영정상화 계획과 동일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이번 협상과정이 채권단과 SK그룹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진행돼온 만큼, 제 편을 늘리기 위한 막바지 시도가 아니겠냐"며 "손 회장이 서명한 것은 실제로 그룹체제가 유지되고 있다는 증거로 향후 합의내용의 이행과정을 주목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철기자 kckim@hk.co.kr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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