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초이(최희섭·24·시카고 컵스) vs 고질라(마쓰이 히데키·29·뉴욕 양키스). 올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두 동양인 슬러거의 피할 수 없는 파워대결의 순간이 다가왔다. 리그가 달라 한번도 마주칠 기회가 없었던 최희섭과 마쓰이였지만 4일(한국시각)부터 다른 리그 팀과 20게임 정도를 벌이는 인터리그가 시작되면서 진검승부가 불가피해졌다.내셔널리그의 시카고 컵스와 아메리칸리그의 뉴욕 양키스는 7일부터 리글리필드에서 3연전을 펼친다. 1938년 월드시리즈 이후 65년만에 맞붙게 되는 두 명문팀간 대결에 메이저리그가 벌써부터 술렁대는 분위기다. 입장권이 일찌감치 동이 나면서 암표 가격은 부르는 게 값이 되고 있고 미국 전역에 생중계 일정이 잡히는 등 올 시즌 최고의 빅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각각 양대 리그의 중·동부지구 1위팀으로 리그의 자존심이 걸려있는 컵스와 양키스의 대결에는 그만큼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돼 있다.
먼저 메이저리그 사상 첫 동양인 슬러거의 맞대결이다. 연봉만 따진다면 40만달러(최희섭)와 700만달러(마쓰이)로 마쓰이의 일방적인 우위. 그러나 실력만큼은 우열을 가릴 수가 없는 백중세다. 홈런과 장타율에서는 최희섭, 타점과 타율에서는 마쓰이가 앞서고 있다. 최희섭은 3일 현재 2할3푼6리의 타율에 7홈런 21타점, 마쓰이는 2할5푼4리에 3홈런 33타점을 기록 중이다. 장타율에서는 5할대(5할4리)를 넘는 최희섭이 3할대(3할6푼)의 마쓰이를 압도하고 있다.
이번 '외나무다리' 만남은 단순히 각 리그를 대표하는 신인왕 후보의 경쟁 차원을 넘어 메이저리그 사상 첫 한일타자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축구에 이어 또 하나의 한일전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평소 "무슨 일이 있어도 일본 사람한테 지면 안된다"는 애국심을 숨기지 않던 최희섭이 마쓰이를 상대로 어떤 타격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
8일 한 게임 최다 탈삼진(20개)기록을 나란히 갖고 있는 케리 우드(시카고 컵스)와 로저 클레멘스의 만남도 흥미만점이다. 특히 이번 마운드 대결은 개인 통산 50승과 300승의 기록에 각각 도전하는 우드와 클레멘스의 신구 에이스간 물러설 수 없는 격돌이 될 전망이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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