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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야외오페라 아이다/라다메스 장군의 화려한 "서울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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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야외오페라 아이다/라다메스 장군의 화려한 "서울 나들이"

입력
2003.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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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18, 20일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초대형 야외오페라 '아이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1987년 이집트 룩소르에서 야외 오페라 '아이다'를 공연해 세계적 화제가 된 이탈리아 파르마극장 프로덕션이 참여하는 이번 '아이다'는 2일 인터넷 예매사이트(www.ticketlink.co.kr)에 티켓박스를 열었고, 무대장치 골격도 확정했다.단연 관심을 끄는 대목은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가 에티오피아를 무찌르고 돌아오는 2막 2장의 개선 장면이다. 유명한 '개선 행진곡'이 울리며 이집트 병사로 분장한 1,000여명의 엑스트라가 주경기장 트랙을 행진하고 말 55마리, 낙타 10여 마리, 코끼리 두 마리, 각각 두 마리의 말이 끄는 6대의 전차가 등장하는 이 장면을 살리는 데만 총 제작비 60여억원 가운데 10억원 정도가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거액이 드는 것은 등장하는 동물의 수송과 사육비가 만만찮기 때문. 우선 사람이 탈 수 있게 조련된 낙타가 국내 동물원에는 없기 때문에 해외에서 실어 와야 한다. 원작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아라비아산 단봉 낙타를 빌려 올 예정이다. 말은 신갈의 한 농장에서 조련 중인 55마리를 임대하기로 확정했지만 계약할 예정이던 한 동물원의 코끼리가 10월말까지 이미 임대 계약이 체결된 상태여서 태국 등지의 해외에서 들여와야 할 판이다. 인천 송도의 한 서커스단에서 쓰기 위해 1일 인천공항을 통해 수송된 열 마리의 태국산 코끼리 수송료는 7,500만원 선이었다.

무대와 소품 규모도 대단하다. 오벨리스크를 17m 높이로 세우고 파르마극장에서 가져 올 이집트 풍의 부조를 붙여 실물과 거의 유사하게 만들 계획이다. 5m 높이의 스핑크스도 파르마극장에서 제작해 온다. 라다메스의 검이나 당시 의상, 신발 등은 각종 오페라와 영화 '벤허' '브레이브 하트' 등의 소품을 맡았던 란카티사에서 임대한다. 다만 6대가 필요한 전차는 란카티에도 한 대 뿐이어서 다른 회사와 섭외하고 있다.

거대 규모의 야외 오페라 공연을 위한 복잡한 문제 때문에 공연 성사 자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주최사인 CnA 코리아는 1995년 이탈리아 베로나 야외극장 프로덕션을 데리고 와 '아이다'를 공연하려고 했다가 무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배경환 대표는 "95년에는 후원사가 막판에 후원을 취소했다"며 "이번에는 준비 기간과 자금이 충분해 그런 걱정이 없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토막 광고 등 MBC와의 후원 계약이 성사 단계에 접어들었다가 결렬된 데 대해서는 "MBC의 요구 조건을 검토한 결과 차라리 직접 광고를 하는 게 비용이 덜 든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내 공연 사상 최고가인 60만원인 4,000여 VIP석은 과거의 다른 대형 공연처럼 개인 구매보다는 한가위를 앞둔 선물용이나 접대용으로 팔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탈리아의 파르마는 '아이다'를 작곡한 베르디, 바이올린의 귀재 파가니니, 명 지휘자 토스카니니를 배출한 유서 깊은 도시로 파르마극장은 마리아 칼라스, 루치아노 파바로티 등 유명 성악가들이 활동했다. 지난해 5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서 건강이 나쁜 파바로티 대신 오페라 토스카 중 카바라도시 역을 맡아 스타덤에 오른 테너 살바토레 리치트라도 이 극장에서 데뷔했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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