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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월드컵정신 부활로 위기 극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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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월드컵정신 부활로 위기 극복을

입력
2003.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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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1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 행사가 열리고 있다. 당시 온 국민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주요 경기 장면도 TV에 속속 재방영되면서 당시 감동이 되살아나는 듯하다. 어느 누가 예외이랴마는 필자는 1997∼98년 2년간 문화관광부 체육교류과에 근무하면서 월드컵 실무를 담당했기에 감동이 남달랐다. 지난해 이맘 때 아이와 손잡고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을 찾아 개막식을 봤을 때가 생각난다.지난해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붉은 악마' 셔츠를 입고 목이 터져라 응원했다.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4강 신화까지 이뤘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쳐 흘렀다. 모두 하나가 됐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사회 분위기가 가라앉은 탓인지 1년 전의 월드컵 열기가 오래 전 일처럼 다가온다. 1년 전 응원의 함성으로 가득 찼던 월드컵 경기장들은 별다른 수입원을 찾지 못해 적자가 쌓이고 있다. 월드컵 기념품 제조업체는 남은 기념품을 아직도 팔지 못해 돈을 벌기는커녕 상당수가 도산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이런 우울한 소식을 툭툭 털어버리고 당시의 열기를 이어갈 방법은 없을까. 재정난으로 '미운 오리' 신세가 돼버린 전국의 10개 경기장을 '백조'로 거듭나게 할 묘책은 없을까. 필자는 그 열쇠는 바로 월드컵 정신의 부활에 있다고 본다. 지금 상황이 어렵긴 하지만 희망의 불씨가 없는 게 아니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만 해도 쇼핑공간을 마련하고 각종 공연을 유치하는 등 참신한 전략으로 이용률을 높여 흑자가 기대된다.

정부도 이와 관련, 월드컵 경기장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프로구단 창설, 학교 축구의 활성화, 기업참여에 대한 세제지원 등 대책을 마련하였다. 이제는 지자체가 지역주민들의 여론을 수렴, 운동경기는 물론 문화, 체육, 공연 등 관심을 끌 행사들을 적극 유치하는 등 지역별로 특색 있는 세부활용전략을 세워야 한다.

며칠 전 1년 전의 추억을 떠올리며 월드컵 기념 바지와 셔츠를 구입했다. 월드컵 4강 신화의 감동을 간직한다는 생각이었지만 경영난을 겪는 기념품 제조업체의 어려움도 덜어주자는 생각이 없지 않았다. 이번 주말, 가족 나들이 삼아 주위의 월드컵 경기장을 찾아 1년전의 열기를 찬찬히 돌이켜보고 기념품이라도 하나씩 사보는 건 어떨까. 마침 관련 업체들도 기념품 판매를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단다.

원 태 섭 문화관광부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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