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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817>申石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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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817>申石艸

입력
2003.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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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년 6월4일 시인 신석초가 충남 서천에서 태어났다. 1976년 몰(沒). 신석초는 경기고의 전신인 제일고보를 거쳐 일본 호세이(法政)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일본 유학 시절 접한 사회주의 사상에 공감해 귀국한 뒤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카프)에 가담했으나, 이내 카프의 도식주의에 환멸을 느껴 탈퇴하고 동양적 전통주의로 돌아섰다.일제 말기를 고향에서 보낸 신석초는 광복 뒤 서울로 와 초기 시들을 '석초시집'으로 묶은 뒤 활발한 시작 활동을 펼치며 '바라춤' '폭풍의 노래' '처용은 말한다' 등의 시집을 잇따라 펴냈다. 신석초는 한국일보 문화부장과 논설위원으로 오래 일한 저널리스트이기도 했다. 신문의 발상지인 유럽과 미국에서도 문인이 흔히 저널리스트를 겸하는 것은 초창기 저널리즘의 한 특징이었고, 지금도 그리 별난 일이 아니다. 소설가 헤밍웨이의 경우에서 보듯, 문예 담당 기자만이 아니라 사건 기자들 가운데도 문인이 드물지 않았다. 한국의 경우 다수의 문인이 저널리스트로도 활동했던 구한말 이래의 전통은 해방 뒤 많이 엷어졌으나, 장시간의 집필 노동보다 순간적 감각이나 상상력의 깊이에 더 의존하는 시문학 장르에서는 지금도 문학과 저널리즘을 겸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대구 매일신문의 이태수, 서울경제신문의 한택수, 한겨레의 고광헌, 시사저널의 이문재, 문화일보의 배문성, 국민일보의 정철훈, 스포츠조선의 박용재, 경향신문의 김중식 같은 이들이 시인 겸 저널리스트의 예다.

신석초의 시 '꽃잎 절구(絶句)'. "꽃잎이여 그대/ 다토아 피어/ 비바람에 뒤설레며/ 가는 가냘픈 살갗이여// 그대 눈길의/ 머언 여로에/ 하늘과 구름/ 혼자 그리워/ 붉어져 가노니// 저문 산 길가에 져/ 뒤둥글지라도/ 마냥 붉게 타다 가는/ 환한 목숨이여."

고종석 /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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