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G8(서방 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이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3일 폐막했다.정상들은 이날 세계경제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대량살상무기와 테러 확산에 공동 대응하며 교역, 환경 문제와 빈국 지원 등에 대해 장기적 해결책을 강구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회원국간의 갈등으로 회담의 성과가 지지부진할 것이라는 회담 전의 우려와 달리 국제 현안에 대해 의미 있는 결과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이다.
경제와 테러 분야 협력 강화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는 경제와 테러였다. 정상들은 세계경제의 회복과 성장 능력에 대해 신뢰를 표명하고 경기 부양 및 구조 개혁을 다짐했다. 특히 달러 약세에 대해 공동 대처하기로 합의한 것은 의외의 성과이다. 당초 달러 약세에 대한 미국 이외 회원국들의 불만이 경제 분야 회담의 걸림돌로 지적됐었으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일 경제 분야 실무회의에 앞서 "미국은 강한 달러를 선호하며, 통화를 무기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천명함으로써 회담이 급진전됐다.
정상들은 또 테러 근절을 위한 국제 기구인 대 테러 행동그룹(CTAG)을 창설하기로 했다. 항공기 요격에 이용될 수 있는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관리 강화 테러 단체의 자금줄 및 은신처 차단 등 유독 테러와 관련해 이례적으로 구체적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미국 측의 성과로 평가된다. 북한과 이란에 대해서는 즉각 핵 개발 계획을 포기하고, 핵 관련 국제 규범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봉합하지 못한 갈등
하지만 관심을 끌었던 미국과 프랑스·독일 측의 관계 개선 문제는 완전히 풀지 못했다. 부시는 2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의 단독 회담에서 적극적으로 화해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정상간 회담 직후 열리는 의례적인 기자회견에 불참하고, 폐막 전 중동행 비행기에 몸을 실음으로써 감정의 앙금을 드러냈다. 시라크는 9월 미국이 주최하는 테러 관련 회의에 초청받았다는 사실을 노르웨이 총리를 통해 전해 듣고 그나마 만족하고 있는 수준이다.
시라크의 특별 배려로 초청된 후진국과 개발도상국 11개국 대표들은 G8 측과 확대 정상회담을 갖고 기아와 질병 퇴치, 물 부족 해소 등을 위한 장기적 지원 방안에 합의했다. 시라크는 또 '부자들의 클럽'이라는 G8의 부정적 이미지 개선을 위해 빈국들을 계속 초청할 것을 다음 주최국인 미국에 요구했다. 하지만 아프리카 등의 참석자들은 "G8의 약속은 구체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쇼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큰 관심을 모았던 세계무역기구(WTO)의 다자간 무역협정 조정에 대해서는 "2005년 전면 타결을 목표로 9월 멕시코에서 열리는 WTO 차기 각료회의에서 필요한 모든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비켜나가 사실상 아무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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