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태균(38)씨는 최근 4륜구동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을 구입했다. 동급 승용차와 비교할 때 구입가격은 200만원 정도 비싸지만, 각종 공과금과 유지비가 40% 정도 저렴해 1년 반 정도 지나면 차 값 추가부담액을 뽑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실내 공간이 넓고, 비포장길·눈길도 마음 편히 운전할 수 있어서 주말 레저용으로 적합하다는 점도 고려했다.내수불황에도 SUV는 잘 나가
지난달 자동차 내수 판매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무려 26.4%가 감소하는 등 자동차시장은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지만, 인기 SUV차종들은 여전히 잘 나가고 있다. 현대 싼타페는 지난달 6,408대가 팔려 특별소비세 인하가 시작되면서 갑자기 내수판매가 늘었던 지난해 5월에 비해서도 판매율이 0.7% 증가했다. 지난해 5월보다 내수판매가 늘어난 국산차 모델은 싼타페가 유일하다.
또 쌍용의 코란도는 지난 4월보다 47.4%가 늘어난 3,350대가 판매돼 전차종 중 판매증가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 4월 6,931대가 판매돼 현대 싼타페를 제치고 SUV 판매1위에 올랐던 기아 쏘렌토는 지난달 판매가 다소 주춤하며 다시 1위를 싼타페에 내주었으나, 하락폭이 크지는 않았다.
이 같은 판매호조로 SUV는 지난달 2만6,444대가 판매돼 총 승용차 판매의 29.1%를 차지했다. 즉 승용차 구입자 3명중 1명이 SUV를 선택한다는 뜻이다.
SUV유지비 얼마나 싼가
SUV는 구입할 때부터 동급 승용차보다 공채 구입가격이 절약된다. 차 가격이 2,000만원이라면 승용차의 경우 의무공채 구입액이 400만원이지만, SUV는 100만원 어치만 구입하면 된다. 요즘 할인율이 12% 내외니까 할인을 하더라도 승용차는 48만원의 비용이 드는 반면 SUV는 12만원에 불과하다. 자동차세도 2,500㎤급의 승용차가 1년에 52만원을 납부해야 하지만, SUV는 배기량에 상관없이 6만5,000원만 내면 된다.
기름값도 SUV가 승용차의 절반이하다. 우선 SUV가 주로 사용하는 경유가격은 승용차 휘발유 값의 58%에 불과하다. 여기에 디젤엔진은 가솔린 엔진보다 연비가 훨씬 우수하다. 대표적인 중형차인 현대 뉴EF쏘나타 2.0DOHC(오토)가 휘발유 1리터로 9.4㎞ 정도 주행할 수 있는 반면, 같은 2,000㎤인 현대 싼타페2.0VGT 2륜구동(오토)은 11.8㎞로 25% 가량 연비가 높다. 또 중고차로 되팔 때 가격이 SUV가 승용차보다 10%∼15% 정도 높은 것도 장점이다.
다만 SUV가 대개 7인승이기 때문에 연간 보험료가 승용차에 비해 18만원 가량 높다. 또 SUV는 승용차에 비해 무게중심이 높아 전복사고 가능성이 높다는 단점도 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이런 점을 종합할 때 "구입할 때는 SUV가 승용차에 비해 비싸지만 1년 운행하면 구입가격의 절반을 뽑고, 1년6개월 후부터는 SUV가 경제적"이라고 말한다.
수입SUV도 속속 진출
이 같은 SUV의 인기 속에 수입SUV도 속속 한국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크라이슬러 그랜드체로키나 벤츠 ML클래스, BMW X5 등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가운데, 렉서스의 SUV RX330은 4월 미국시장보다도 먼저 한국에 진출해 판매 신기록을 세우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또 1억원이 훌쩍 넘는 포르쉐의 SUV 카이엔도 한국시장에 진출했다.
특히 지난달 수입차 모터쇼에 전시돼 인기를 모은 SUV들이 하반기 대거 한국에 진출한다.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최고의 차로 선정된 볼보 XC90도 그 중 하나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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