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컴퓨터 케이스를 깡통이라는 말로 대신한다. DIY마켓 및 브랜드 PC시장에서 컴퓨터 케이스는 모든 중요 부품이 결정된 후 선택되는 사각박스 혹은 성능 위주의 대상과 연관성이 낮은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컴퓨터 케이스는 일반제품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 기능인 외부 충격에 견디고, 내부의 모든 부품들을 보호하는 기능 이상의 특수여건을 만족시켜야만 한다.전 세계 수많은 메이커에서 제조된 부품 및 장치들이 문제없이 설치될 수 있어야 하며, 게다가 CPU 및 각종 디바이스에서 발생하는 열과 진동 및 소음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 제공되어야 한다는 인식은 나날이 증대되고 있다(슬림형 PC는 더욱 그러하다). 즉, 급격한 테크놀러지의 발전은 깡통으로 여겨졌던 과거 어느 때보다도 컴퓨터 케이스의 중요성을 인식, 그 입지를 강화시켜 주고 있다.
전 세계에 유통되고 있는 DIY시장의 많은 컴퓨터 케이스는 한국, 일본, 대만, 중국 등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그 케이스들은 각양각색의 얼굴 및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컴퓨터 케이스는 춘추전국의 시대에 있어 왔다고 정의할 수 있다. 디자인이란 용어를 사용하기가 무색할 정도로 산만하고, 절제와 정리가 되지 않은 많은 제품들이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국내외 저가형 제품들은 전체적인 질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유통시장에 메가톤급 파장을 주고 있다. 반면에 국내외의 견실한 지명도를 갖고 있는 전문 업체들은 이러한 악조건의 시장돌파 전략으로써 디자인 차별화, 부가기능 추가, 고품질 소재 사용 및 내부소재 차별성 등을 통한 첨단형 케이스 출시와 아울러 고급화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디자인은 이러한 차별화 전략 중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다. 하지만 디자인은 외관의 형태와 모습만을 변경하여 성공할 수 있는 간단한 성질의 것이 아니다. 흔히, 피상적인 겉모양의 우열을 가지고 디자인을 '좋다 / 좋지 않다' 고 평가하여 왔으며, 최종 디자인결정은 소수의 임원진에서 이루어져 왔던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사용자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한 외관 분장으로 시장생명력을 상실하여 시장 문턱에 올라서지도 못한 채 퇴출 당하는 대기업 및 중소기업 제품들도 적지 않게 있어 왔다. 컴퓨터 케이스 또한 예외는 아니다.
따라서 디자인은 소비자가 물리적으로 어떠한 사용에서도 혼돈과 좌절을 느끼지 않는 사용자 위주의 레이아웃 및 사용 편의성을 제공하며, 심리적으로는 사용하거나 사용하지 않을 때도 외관에서 풍겨 나오는 미적 만족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제품이 되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부가기능 추가를 통한 첨단형·고급형 케이스 개발만이 침체되어 있는 현시장 돌파를 위한 채널은 아니다.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통한 디자인 컨셉의 차별화와 품질개선을 통한 제품의 다양화 및 고품질 중저가전략 또한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사항으로 인식되어져야 한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굿 디자인은 기능과 미를 최적의 상태로 혼합하여 설계, 생산, 마케팅, 판매, 최종적으로 사용자에 이르기까지의 종합적인 프로세스를 유연하게 해주며, 각 단계에서 최상의 만족감을 얻을 수 있게 도와주는 핵심부이다. 그러므로 사용자 중심의 물리적이고 심리적 접근의 리서치를 바탕으로 한 집약적이고 현실적인 디자인개발은 필수적이다.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 접근을 통한 디자인의 차별성은 사용자 친화의 굿 디자인으로 연결되어 디자인 혁신으로 이어지고 각 분야에서 최대 이익을 산출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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