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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글로벌 회생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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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글로벌 회생 가닥

입력
2003.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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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글로벌 채권단과 SK(주)가 출자전환 규모에 사실상 합의, SK글로벌의 운명이 청산이 아닌 회생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2일 채권단에 따르면 SK(주)는 SK글로벌에 대한 순매출채권 1조원 중 8,500억원을 출자전환하는 내용의 수정 자구안을 제출했다. 이에 대해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 고위관계자는 "당초 채권단이 요구했던 1조원에는 못 미치지만 SK(주)가 최대한 성의를 표시했다고 판단, 향후 운영위원회를 통해 채권은행들을 설득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SK글로벌 사태는 SK(주) 이사회가 출자전환 규모를 승인하고, 채권단 협의회에서 정상화계획안이 최종 확정될 경우 채권단 공동관리를 통해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어디까지 합의됐나 SK(주)가 제시한 출자전환 8,500억원은 어느 정도 수용 가능한 규모라는 게 채권단의 판단이다. 채권단은 특히 SK(주)가 출자전환 외에 워커힐호텔 매각 등으로 1,000억∼1,500억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만큼 당초 목표액인 1조원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문제는 SK(주)와 채권단이 출자 전환하고 남은 부채(채권단 3조원 출자전환시 4조∼4조5,000억원)에 대한 이자를 SK글로벌이 매년 갚을 수 있는지 여부. SK(주)는 이자 상환을 위해 2007년까지 SK글로벌의 연평균 영업이익을 4,3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지만, 채권단은 이를 믿지 못하고 있다. 채권단은 SK(주)가 제시한 영업이익 4,300억원의 실현가능성에 대해 전문기관에 검토를 의뢰하는 한편, 영업이익 목표달성에 문제가 생길 경우 SK(주)가 추가 출자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주) 이사회, 출자전환 승인할까 이제 SK글로벌 회생의 공은 SK(주) 이사회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액주주나 노동조합 등이 출자전환을 포함한 SK글로벌 지원은 명백한 해사행위로서, 이사회 통과시 배임혐의로 이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내겠다고 공언해왔기 때문이다. SK(주)는 과연 어느 경우에 '배임'이 되고 소액주주에게 피해가 돌아가는지에 대해 청산과 정상화 두 가지 경우의 손익계산서를 제시해 이사회를 설득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K주유소 등 SK글로벌이 갖고 있는 석유판매망을 잃을 경우 SK(주)에 막대한 유무형의 재산상 손실이 크다는 점에 대해서도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최대 주주인 소버린에 대해서도 적절한 출자전환이 주주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SK(주)가 노조의 반발을 어떻게 무마할지도 관심거리다. 임명호 노조위원장은 "당장의 출자전환 규모 보다는 앞으로 SK글로벌 정상화에 투입될 자금이 걱정"이라며 "SK글로벌은 법정관리를 통해 청산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바람직하며 회사에 큰 부담이 되는 거액의 출자전환을 할 경우 사내외이사 10명 모두 배임혐의로 소송을 내겠다"고 말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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