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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개천 복원으로 "나홀로" 운전자는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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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개천 복원으로 "나홀로" 운전자는 괴롭다

입력
2003.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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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와 승용차 사이에 접촉사고가 일어났다. 목청이 큰 쪽이 이길 확률이 클 때였다. 마침내 언성이 높아지고 반말이 오갔다. 체면이 손상된 대학교수가 소리쳤다. '기사 주제에 어디다 반말이야!' 그러자 '넌 기사 아냐'라는 고함이 들렸다. 아! 그 대학교수 자신이 바로 '나 홀로' 운전사였던 것이다.생각해보면 나 홀로 승용차 운전자는 불쌍하기 짝이 없다. 기사를 둘 형편이 못 되므로, 자기 한 몸을 운반하기 위해 몸무게의 10∼30 배나 되는 차를 직접 몰고 다녀야 한다. 비서도 없으므로 2,000원의 통행료를 꼬박꼬박 내야 한다. 승객 한 사람을 태운 택시나 마찬가지인데도 대중교통을 외면한다는 핀잔까지 듣는다. 7월부터 청계천 복원 공사가 시작되면 나 홀로 운전자에 대한 애꿎은 눈총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서울시가 청계천 복원을 고집하고 서둘러 강행하려는 의도를 알 수 없지만, 무엇보다도 이름부터 복원해야 마땅할 것이다. 일제가 개명한 청계천의 원래 이름은 개천(開川)이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개천 복원과 함께 교통 혼잡이 가중될 것을 모두가 우려한다. 서울시도 시나리오를 만들어 원남 고가도로를 철거하여 일방통행으로 바꾸거나 버스 중앙차로제를 시행하는 등 부산을 떨고 있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까. 공사 시작 전에 먼저 일시적으로 청계고가도로의 통행을 금지시키고 교통 상황의 실제 변화를 점검해 볼 것을 제안한다. 시나리오와 현실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강제로라도 승용차를 억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면 도로를 주차장으로 바꾸는 일부터 그만두어야 한다. 차고지 증명제가 가장 빠른 방법일 것인데, 무엇 때문인지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지금의 서울 대중교통은 안전성, 경제성, 시간 효율성 등 어떤 면에서도 경쟁력이 약하다. 이를테면 도쿄(東京)의 대학교수는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만 서울에서는 정반대라는 현실이 이를 분명히 입증한다. 얼마 전에 금지시킨 백화점 셔틀버스를 다시 허가하고 기업체 통근버스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더라도 도로교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철도교통 위주의 정책으로 전환해야겠지만, 지금의 지하철은 발이 빠질 위험을 늘 감수해야 하고, 땀을 뻘뻘 흘려야 갈아탈 수 있다. 노선이 부족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아무리 눈총을 주어도 불쌍한 나 홀로 운전자는 여전히 차를 몰고 비좁은 도로를 헤맬 수밖에 없을 게다.

조 영 일 연세대 화학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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