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월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이 한국의 국방비 증액을 요청했다. 그는 이라크 추가 지원 요구를 시사하는 발언도 해 논란이 예상된다.월포위츠 부장관은 2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2.7%인 한국 국방비는 증액돼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전달했다. 월포위츠 부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들과의 면담에서도 같은 뜻을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특수부대는 능력면에서는 최고이지만 최첨단 통신장비 대신 종이와 연필을 사용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전력증강을 위한 국방비 증액은 억제력을 강화해 전쟁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유용하고 지혜로운 투자"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한국 국방비 증액요청으로 한국에서 반발이 있을 가능성을 우려한 듯 "이런 얘기를 꺼내는 것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으나 미국과 한국은 동맹관계이기 때문에 말할 수 있는 것"이라며 "미국이 주한미군 군사능력 증강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처럼 한국도 마찬가지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110억달러가 투입되는 주한미군 전력증강계획과 관련, 그는 "주한미군의 군사능력을 극대화하고, 한국군도 능력 제고에 더 많은 투자를 해 한국군이 (한반도 안보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라크 재건 계획과 관련, "과거 도움을 받았던 한국이 이제는 세계의 지도급 국가로 부상한 이상 다른 나라를 도와야 하고 이라크 재건에도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고 밝혀 한국에 대한 추가지원 요청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또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미국으로서도 확실한 정보는 없다"며 "그러나 북한의 말을 농담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월포위츠 부장관은 지난해 6월13일 발생한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해 "조지 W 부시 대통령,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과 더불어 거듭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