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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 실버타운 사실상 주도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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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 실버타운 사실상 주도 "의혹"

입력
2003.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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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씨가 자신의 용인 땅을 40억원에 매입한 (주)소명산업개발을 전면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실버타운 건설사업을 주도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개인 및 장수천의 부채 때문에 땅을 매각한 것처럼 알려졌지만, 실은 금융대출을 받아 실버타운을 세워 경영하려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무엇보다 땅 거래과정의 등장인물 대부분이 이씨의 주변 인물이다. 시세보다 2배나 비싸게 이 땅을 매입한 소명산업개발의 실 소유자인 윤동혁(54)씨는 17년 전부터 이씨와 알고 지낸 사이로 뒤늦게 밝혀졌다. 이씨가 당초 "2차 매수인은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발뺌하다 청와대의 추가해명을 통해 뒤늦게 털어놓은 대목도 미심쩍다.

2차 매매계약 체결 8일전에 설립된 소명산업개발이 40억원의 이씨 땅을 한푼도 들이지 않고 매입할 수 있었던 것도 이씨 주도설을 방증한다고 볼 수 있다. 이씨는 소명산업개발이 땅 매입자금으로 농협에서 17억3,000만원을 대출 받는 과정에서 이 땅을 담보로 제공했다. 2일 새로 등장한 소명산업개발 전무 박모(49)씨도 윤씨와 가까운 인물로, 실버타운 사업을 위해 관청을 드나드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이씨가 자신의 땅을 서류상으로만 위장 매매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씨가 2차 매매계약이 이뤄진 올 2월28일 이전부터 용인 땅 개발을 위해 적극 나섰다는 정황도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이씨는 지난해 11월25일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주택공사를 상대로 '용인 땅 10만평에 12m 진입도로 2곳을 개설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한 데 이어, 대선 직후(12월26일)에도 2차 탄원서를 냈다. 소명산업개발은 1차 매매계약이 미처 파기되기도 전인 1월말 이미 농협 수지지점에 이땅 매입을 위한 대출을 문의했다는 농협 관계자의 진술이 나와 의문은 증폭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 같은 정황을 들어 "소명산업개발은 이씨와 윤씨 등이 실버타운 개발사업 자금을 대출 받기 위해 급조한 유령회사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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