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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종금 수사 정리단계/김홍일의원마저 법정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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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종금 수사 정리단계/김홍일의원마저 법정설듯

입력
2003.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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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홍일 의원이 나라종금 퇴출저지 로비의혹 사건에 연루돼 검찰에 소환된 2일. 검찰 주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세 아들이 모두 사법처리되는 전대미문의 사태에 대한 개탄과 함께, 권력을 잃은 과거 실세의 참담한 모습에 대한 비판과 동정이 엇갈렸다. 하지만 검찰은 김 의원을 사법처리해 나라종금 부실수사 의혹을 잠재운다는 방침이다.의혹실체 벗겼다 대검 중수부가 나라종금 의혹 재수사를 시작한 것은 4월 초. 이후 전·현 정부 실세들이 소환됐고, 각종 의혹들은 사실로 드러났다. 한광옥 민주당 최고위원과 염동연 민주당 인사위원, 이용근 전 금감위원장, 김 의원의 측근 정학모씨가 구속됐고, 민주당 박주선 의원은 사법처리 수순을 밟고 있다. 구정권 핵심 실세인 김 의원마저 이 대열에 가세, 수사는 정리단계로 접어들었다. 검찰은 퇴출저지 로비라는 의혹의 실체가 드러났다고 자평하고, 이달 초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키로 했다. 유일한 흠이라면 현 정권 실세인 안희정씨에 대한 구속 실패. 그러나 그에 대한 두 차례 영장기각이 부른 과잉수사-봐주기 수사 논란은 '누구도 좋아하지 않는 공정한 수사'의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달라진 것과 남은 것 재수사가 의혹해소에는 성공했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지난해 1차 수사가 부실했다는 점을 자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1차 수사팀은 퇴출저지 로비 자체를 없던 것으로 결론내린 바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자기부정을 해야 이번 재수사는 투명성을 보장받게 된다. 1차 수사에선 김호준 전 보성그룹 회장이, 2차 수사에선 안상태 전 나라종금 사장이 로비의 핵심으로 떠오른 것도 가장 큰 차이다. 이 같은 편차는 전 정권 핵심 인사들과 검찰이 연루됐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검찰은 1차 수사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이명재씨에 대한 소명과, 수사책임자의 입장표명을 통해 이를 정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운의 3형제 김 의원 소환으로 김 전 대통령의 아들 3형제는 모두 법정에 서는 비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일단 김 의원에 대해서는 불구속 기소를 검토중이다. 몸이 불편한데다 3형제 구속은 가혹하고, 그럴 경우 호남 민심 이탈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다만 아예 구속해 다른 의혹들을 잠재우자는 '백죄일벌론'도 있어 사법처리 수위는 끝까지 가봐야 하는 상황이다. 3남 홍걸씨는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된 뒤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나 항소심에 계류중이다. 2남 홍업씨는 징역 2년이 확정됐으나, 서울삼성병원에 입원해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최근의 불편한 심기를 "내년 4월 총선까지는 살아야겠다"는 말로 대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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