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종전 한 달째를 맞고 있으나 해외건설 수주는 여전히 빨간불이 켜져 있다. 올들어 5월까지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작년 같은 기간의 절반인 10억 달러에도 못미쳐 연간 목표 65억 달러 달성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이라크전 조기종전에도 불구하고 5월 한달 동안 해외건설업계의 주력시장인 중동지역에서의 플랜트 계약실적이 전무, 비관적인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2일 건설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1∼5월 해외건설 계약액은 9억3,562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24억2,087만 달러에 비해 무려 61.4%나 급감했다.
작년에는 5월까지 현대건설이 12억 달러 수주 실적을 올리는 등 비교적 큰 공사를 따냈으나 올들어 이라크전 발발과 사스(SARS) 영향 등으로 대형 산업설비의 수주가 부진한 실적이다. 지난달 해외건설 신규 계약액은 5,000만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5분의 1에 머무는 최악의 수준이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 목표치인 65억달러는 커녕 지난해 실적에도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라크 전운이 감도는 세계 건설시장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41% 늘어난 61억달러 규모를 수주한 지난 해 실적을 감안할 때 올해 저조한 실적은 기대 이하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라크전후 복구사업을 계기로 한 중동건설시장 특수 기대가 과대 포장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라크전의 조기종결로 해외건설시장에 대한 높은 기대가 표출됐으나 '제2 중동특수' 등 해외건설에 대한 전망은 다소 비관적"이라며 "9·11테러 이후 우리 해외건설업계의 중동지역 영업활동이 사실상 중단된데다 중동국가들이 그동안 진행해오던 발주업무를 지연시킨 만큼 단기간내의 수주실적 호전 기대는 무리"라고 진단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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