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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정보로 이라크戰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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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정보로 이라크戰 벌였다"

입력
2003.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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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6월 9일자)는 미국이 이라크 전쟁 명분 축적을 위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정보를 날조, 과장했다고 보도했다.이 보도는 지난해 9월 이후 미 행정부 발표 내용과 당시 정보당국 분석간 차이점을 정보 당국자들의 증언을 통해 검증, 미국의 정보조작 전모를 정리한 완결판이라 할 수 있다.

뉴스위크는 특히 정보조작 이면에는 전쟁을 강행하려는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 등 신보수주의자들의 음모가 있었으며 이들이 중앙정보국(CIA)과 국무부의 공식 정보라인을 배제한 채 별도 정보팀을 운용했다고 전했다.

정보 왜곡은 신보수주의자인 리처드 펄 전 국방정책위원장과 연계된 이라크 망명객들이 밝힌 WMD관련 폭로를 CIA가 신뢰하지 않자 국방부가 지난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정보팀을 가동하면서 시작됐다. 이 팀은 사담 후세인과 알 카에다간 연계를 입증하기 위해 9·11 테러 주범 무하마드 아타가 2001년 4월 프라하에서 이라크 정보요원을 접촉했다고 상부에 보고했다. 하지만 연방수사국(FBI)은 당시 아타가 플로리다와 버지니아를 방문, 호텔에 투숙했다는 사실을 입증한 상태였다. 결국 FBI의 객관적 입증자료는 무시됐다.

이어 조지 W 부시 대통령, 럼스펠드 장관은 이라크가 핵 무기를 제조하려고 한다는 입증되지 않은 발언을 쏟아냈고, 급기야 부시는 1월 신년연설에서 "후세인이 아프리카에서 상당한 양의 우라늄을 수입하려 한다"고 강변했다.

당시 국무부 정보연구처(INR)에서 근무했던 그렉 틸만은 "부시의 연설을 보고 경악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시의 언급은 후세인이 니제르로부터 500톤의 우라늄을 수입하려는 내용의 영국측 정보였는데 당시 국무부는 신빙성 없는 정보로 이미 판정했었다"고 증언했다.

허위 정보의 압권은 미 중부사령부가 WMD 타격을 위해 CIA와 타격지점을 논의하는 과정이었다. 중부사령부 관계자는 "CIA정보는 허풍 그 자체였다"면서 "그들은 타격지점을 설정해놓고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추정조차 하지 못했다"고 힐난했다.

뉴스위크는 결론적으로 "미국이 WMD 보유 국가와 테러집단에 대해 선제타격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력이 필수적"이라며 "하지만 이 정보력이 믿지 못할 것이라면 미국은 세계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보수적인 논조의 뉴스위크 보도는 이라크 WMD 관련 정보 조작 의혹이 미국 내에서 커지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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