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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로 오늘의 작가상 수상 김종은씨 /"가식만이 부유하는 도시현실 그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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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로 오늘의 작가상 수상 김종은씨 /"가식만이 부유하는 도시현실 그렸죠"

입력
2003.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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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지 않은 것을 아름답다고, 감추어진 것을 없다고 배우면서 자랐습니다. 서울이 바로 그런 곳이 아닌가요."민음사가 주관하는 제27회 오늘의작가상 수상자로 선정된 소설가 김종은(29)씨는 우리 시대 적나라한 도시의 현실부터 밝혔다. 그가 수상작인 장편소설 '서울특별시'(민음사 발행)에 담은 주제 의식이기도 하다.

'서울특별시'는 서울에서 나고 자란 네 젊은이의 이야기다. 소설 속 인물들은 제 나름의 '서울 이야기'를 갖고 있지만, 서른 살이 다 되도록 변변한 직업 없이 방황한다. 젊은이들은 국도 옆 휴게소를 털자고 모의하고, 이 계획은 성공한다. 소설은 '카페, 편의점 등을 차려서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결말과 '왜 털었느냐는 경찰의 질문에 영화 보고, TV 보고, 용돈 벌려고 등등으로 답한다'는 결말을 함께 내놓는다.

수상작은 "표면에서 미끄러지며 서로 만나고, 부딪치고, 대화하고, 또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헤어지고, 또 다시 만나는, 이를테면 어떤 물리적 입자들 같은 도시적 인간들의 삶에 형식과 리듬을 부여하고 있다"(심사위원 김화영 고려대 교수)는 평을 받았다.

김종은씨는 "서울은 누군가를 속여야 성공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런 고민을 소설로 옮겼다"고 말했다. '서울특별시'의 네 젊은이들은 작가처럼 서울에서 나고 자랐으며, 1974년생으로 작가와 동갑내기다. 소설은 작가의 고향인 '서울 이문동'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김종은씨는 "사람들은 고향을 집 앞에 개울이 흐르고 뒤에는 산이 있는 풍경을 떠올린다"면서 "그런 이미지는 실은 서울이 고향이 아닌 사람들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 출생 또래 젊은이들의 고향 의식이라는 것, 고향이라면 산부인과를 떠올리는 서울 친구들이 공유하는 무엇을 소설로 써보고 싶었다"고 창작의 계기를 밝혔다. 많은 서울내기들처럼 그는 몇 차례 이사를 했고 현재 서울 월계동에 살고 있다.

그는 200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후레쉬 피쉬맨'이 당선돼 등단한 작가다. 그는 "소설은, 소설가라는 말은 아직 내게는 짐과 같지만, 좋아하는 일이고 즐거워서 글을 쓴다"면서 "우리네 즐거움이, 슬픔이, 때로는 고통이 페이지를 넘기는 손가락 끝에 배어날 수 있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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