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늑대, 여대출입은 안돼요.' '출입통제는 성차별, 문 열어주세요.'대표적 '금남(禁男)지대'인 여대에서 남학생 출입 문제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엄격한 출입통제 원칙을 고수하는 학교가 있는 반면 시대 변화에 발맞춰 캠퍼스를 개방한 여대도 있다. 학교마다 통제정도도 다르고 논란도 제각각.
덕성여대는 까다로운 출입통제 때문에 남학생은 물론 이 대학 학생들까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정문에 신분증 맡기는 일은 물론이고 출입목적과 대상자를 일일이 확인 받아야 출입이 가능하기 때문. '사촌 동생이 들어가는 것도 막다니 황당하더군요' '친구들에게 학교 구경시켜 주려고 했다가 망신 당했어요' '우리가 신분 보장할 수 있는 친구들도 못 들어 옵니까?' 등 이 대학 홈페이지에는 원성의 소리가 자자하지만 학교측은 "여성들만 있는 캠퍼스 안에 남자들을 출입시키는 것은 위험하다"며 엄격한 출입통제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숙명여대는 사정이 약간 다르다. 무조건 신분을 확인하는 과거의 '혹독한 방식'을 버리고 최근에는 의심 가는 남성만 신분을 확인하는 '선별 통제방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남성의 캠퍼스 출입 개방에 대해선 반대 목소리가 높다. 최근 '캠퍼스를 남성에게도 개방해야 하는가'란 교내 신문의 온라인 여론조사에서도 찬성 40%(116명), 반대 59%(167명)으로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 '교내 성폭력 발생 우려' '쾌적한 캠퍼스 이용' 등이 반대 이유였다.
과거 축제기간만 남학생들의 출입을 허용했던 이화여대는 1996년 캠퍼스를 전면 개방했다. 당시 '금남여론'도 여전했지만 출입통제로 먼 거리를 돌아가야 하는 지역주민의 민원과 학생들의 자유화 요구를 학교측이 받아 들인 것이다. 평일은 오후 10시까지, 토요일은 오후7시까지 남성들도 아무런 통제 없이 캠퍼스를 출입할 수 있다. 이 대학 학생 이영은(24·철학과 4)씨는 "캠퍼스를 개방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이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 적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축제 기간 중 한 여대를 방문했다 출입 저지를 당한 경험이 있다는 대학생 신모(26)씨는 "성폭력 예방 등을 이유로 캠퍼스 출입을 통제하는 것은 남성에 대한 또 다른 편견을 부추기는 성차별"이라고 무리한 출입 통제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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