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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바로 그대 앞에 있어요"/4집 앨범 발표 정 원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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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바로 그대 앞에 있어요"/4집 앨범 발표 정 원 영

입력
2003.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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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 You Happy?" 국내 퓨전 음악의 대표 주자 정원영(43)이 4집 앨범을 발표했다. "당신들은 행복한가"라는 질문이 담긴. "언젠가 중학교 동창 모임에 나갔는데 친구들이 도통 모르는 이야기만 하더라구요. 기업의 중간 간부로, 대학 교수로, 또 사업가로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친구들은 온통 부동산과 주식 이야기만 늘어 놓았어요. 가만히 듣고 있다가 물었죠. 너희들 행복하니?" 이번 음반에는 '진정 나는 행복한가'를 되돌아 보는 듯 지난날의 추억을 머금은 노래를 담았다. 우울에 젖게 하는 첫 곡 '사치'에서 시작해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듯한 '동백꽃 순정'을 듣다가 보스턴에 머물던 시절 친구 니콜이 운영하던 선술집을 회상하며 만들었다는 '니콜과 하룻밤', 나즈막한 목소리로 '한번 더 사랑할 순 없을까 없을까… 때론 아픈 가슴으로 아침을 맞아야 해 이렇게 이렇게'라고 노래하는 '행복'이라는 곡을 듣다 보면 결국 '난 행복하지 않다'고 얘기하는 것인가 싶다. 이 때문에 새 앨범을 틀어 본 지인들은 "요즘 무슨 일 있냐"고 물어온다고 한다."끝까지 다 들어 보면 그렇지도 않아요. 제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데요." 한상원 김광민 한충완 등과 함께 버클리 음대 유학 1세대인 그는 입국하자 마자 서울예대에서 강의를 시작했고, 또 콘서트 무대에서 그룹 '긱스'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해 왔다. 하지만 그조차 "이 나라에서 이렇게 음악을 하면서 사는 게 맞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한다. "음반도 안 팔린다고 하고 주변에 음악하는 사람들도 다 어렵다고 하니 나도 참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결론은 "어쨌건 음악을 계속하는 게 의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Steel Lake'는 그런 다짐이 담겨 있는 곡이다. 다짐의 이유는 "나를 바라보고 희망을 가지며 음악을 공부해 나가는 후배와 제자들을 위해서"이다. 그는 현재 서울예대 겸임교수로 있으며 동덕여대 서울공연예술전문학교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젊은 제자들과 함께 음악을 하는 건 언제나 즐거운 듯 "서울예대 제자 3명과 같이 밴드 형식으로 활동할 예정이어서 요즘 행복하다"고 털어놓는다.

4집을 내는 동안 그의 이름 앞에 항상 붙어 다닌 '재즈 피아니스트'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는 "싫다"는 반응이다. "재즈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재즈만 할 생각은 없어요. 정원영은 어떤 사람이라고, 또 제 음악이 어떤 음악이라고 규정하는 말 속에 저를 가두기는 싫어요. 하고 싶은 다른 장르의 음악이 끊임없이 생겨날 테니까요." 음악 영역을 넓히는 과정의 일부로 봉만대 감독의 영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의 음악도 맡았다. "기본은 재즈겠지만 사이키델릭하고 몽환적인 트립팝 분위기의 음악도 하고 싶어요. 장르로 규정하기보다 저만의 독특한 색깔을 지닌 '정원영 표' 음악이라고 불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사진=홍인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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