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에 반란군(?)의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시즌 개막전만해도 주목을 받지 못했던 반란군이 시즌 초 반짝장세를 뛰어넘어 올해 판세를 좌우할 만큼 발군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 이상목(한화), 이승호(LG), 채병용(SK)등 투수 3인방과 이진영(SK), 김동수(현대), 박용택(LG)등 타자 3인이 기존 스타들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진 반란군의 대표주자들이다.2일 현재 다승 공동선두(7승)에 방어율(1.78) 1위까지 꿰찬 이상목(32)은 지난시즌 단 1승도 올리지 못해 '한물간 투수'로 취급 받았다. 프로 14년동안 최고 성적은 1999년의 14승. 그나마 이후 3년간 어깨부상 후유증으로 7승에 그쳤다. 그러나 이상목은 올 시즌 65와 3분의2이닝동안 단 9개의 볼넷만을 허용하는 컴퓨터 제구력을 앞세워 임창용(삼성), 정민태(현대)를 뛰어넘을 태세다.
SK의 30승 선착을 이끈 채병용(21)은 2001년 내야수로 프로에 데뷔, 지난해 투수로 전향했다. 주 임무는 마무리였으나 지난달 26일 한화전부터 선발로 전환, 성공시대를 활짝 열었다. 시속 140㎞중반의 묵직한 직구로 볼카운트를 조절하다 체인지업으로 타자들의 허를 찌르는 볼배합이 일품. 겉으론 제5선발이지만 팀내 최다승(6승)을 일구는 등 실질적인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정민태, 송진우(한화), 임창용 등 내로라하는 투수들을 따돌리고 탈삼진(58개) 선두를 지키고 있는 LG 이승호(27)는 방어율(2.25)도 2위를 기록, 짠물투구를 자랑한다. 4승3패 평범한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팀 방어율 1위 (3.14)의 선봉장이다.
이진영(23)은 'SK 돌풍'의 진원지다. 타율(0.393)과 최다안타(66개)부문 1위에 올라있고 출루율(0.455)도 2위에 랭크 돼 있을 정도로 발군이다. 현 추세대로라면 82년 백인천의 타율(0.412)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크다.
도루(18개)부문 1위의 박용택(24)은 공.수.주 3박자를 두루 갖춘 차세대 LG의 간판. 지난 달 29일 SK전부터 3경기 연속 결승타를 때려 팀의 4연승을 이끌었고 도루왕 정수근(두산) 이종범(기아)을 무색케 하는 빠른 발로 그라운드를 휘젓고 있다.
프로 14년차의 백전노장 김동수(35)는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시즌 SK에서 방출될 때만 해도 누구도 그의 재기를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김동수는 2일 현재 타율 3할2푼8리로 5위에 올라, 생애 첫 3할타자 꿈을 키우고 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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