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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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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 이모저모

입력
2003.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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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2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주로 안정적 이미지를 심는데 초점을 맞췄으나 이기명씨 관련 의혹 및 언론 보도태도 등을 언급할 때는 못마땅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등 굴곡을 보였다. 노 대통령은 오전11시께 춘추관 브리핑룸에 들어서자마자 회견문을 낭독, '경제 살리기'에 온 힘을 기울이겠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차분하게 회견을 시작해 북핵 문제에 대한 첫번째 질문까지는 평정을 잘 유지했다. 그러나 두번째 질문자가 이기명씨의 용인 땅 매매·개발 의혹을 거론하며 측근 비리 가능성을 묻자 노 대통령의 표정은 금세 굳어졌고 답변에서도 격앙된 감정이 묻어 났다. 노 대통령은 이씨를 '이 선생'으로 호칭하면서 언론 보도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느라 언성을 높였고 윗입술을 떨기도 했다.노 대통령은 이어 거친 화법과 자극적 표현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일단 "송구스럽다, 부인하지 않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는 이어 "평소 대중적 집회와 강연을 좋아하다 보니 (거친 표현을 쓰게) 됐던 것"이라고 말한 뒤 '쪽수'와 '깽판' 등을 예로 들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적절히 걸러주던) 관행과 달리 내 발언을 샅샅이 보도하고 재밋거리로 삼았다"고 언론 보도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언론에 '이중성'을 버릴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반어법·역설법에 관해서도 "언론 때문에 대통령의 표현이 제한돼야 한다면 주객전도"라며 '언론탓'을 했다. 노 대통령은 답변 과정에서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정부의 사전 대응 미비를 시인하면서도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이 주도했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 "문 수석은 그 사람들을 설득하러 다녔을 뿐 협상은 장관들이 나서서 했다"고 옹호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전날 춘추관 기자실이 개방돼 등록기자가 270여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처음으로 치러졌다. 때문에 이전처럼 사전에 질문자를 선정하지 않고 회견 사회자인 이해성(李海成) 홍보수석이 즉석에서 질문자를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수석은 그러나 중앙일간지와 방송, 경제지, 지방지, 외신 등에 기계적으로 질문을 배분해 자유질문제의 취지를 무색케 했다.

노 대통령은 예정보다 10분을 넘긴 오전11시50분께 기자회견을 끝낸 뒤 문희상(文喜相) 비서실장 등과 함께 춘추관 1층에 마련된 자료실과 지방기자실, TV·사진기자실, 중앙기자실 등을 차례로 둘러보며 기자들과 악수를 나눴다. 노 대통령은 "새로운 출입시스템이 불편하냐", "일찍 출근해야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느냐"는 등 기자실 운영 변화 이후의 상황을 묻기도 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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