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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당권주자 탐구]<1> 강 재 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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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당권주자 탐구]<1> 강 재 섭

입력
2003.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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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전당대회를 향한 한나라당의 당권 레이스가 불꽃을 튀기고 있다. 다수정당인 한나라당에서 누가 '포스트 이회창 시대'를 여느냐는 정국 전반의 풍향을 바꿀 수 있는 중대 변수가 된다. 6명의 당권주자를 만나 그들의 비전과 정국 인식, 주변문제 등을 짚어본다.

강재섭(姜在涉) 의원은 55세로 한나라당의 6명 당권주자 중 가장 젊다. 노무현 대통령보다도 두살 적다. 바로 이 젊음이 대표경선에서 그가 내세우는 비전의 요체다. "젊고 싱싱한 얼굴로 당의 간판을 바꿔 세상을 바꿀, 또다른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캐치프레이즈도 '젊은 리더십, 강한 야당'이다.

강 의원은 "국민의 요구는 당의 '고인 물' 이미지를 떨쳐낼 수 있는 변화"라며 "이를 위해서는 먼저 대표가 젊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내년 총선에서 상향식 공천을 통해 신인 엘리트를 적극 영입하고, 소장 의원들을 당의 창구(주요 당직)에 전진 배치하겠다"는 공약도 같은 맥락이다.

그를 유력한 당권주자중 한 사람으로 밀어올린 또다른 동력은 친화력과 유연함이다. TK(대구·경북) 출신으로, 대변인에서 최고위원까지 두루 지낸 경력에서는 강한 보수성이 느껴지지만, 그는 진보진영에서도 '말이 통하는 보수'로 불린다.

그가 2000년 국회 정치개혁특위원장에 선출됐을 때 시민단체들이 이례적으로 호의적 반응을 보였던 것이나 13대 국회에서 여성의 상속차별 철폐를 주도, 지난해 6월 여성단체의 '남녀평등 정치인상'을 받은 것은 그의 개방적 사고를 알게 한다. 최근 격렬한 이념논쟁의 와중에 그가 택한 노선이 보수도, 진보도 아닌 '국익 우선 실용주의'라는 점도 마찬가지다.

힘을 잃은 정치선배에게도 꼬박꼬박 세배를 다니는 의리, 겸손함이 눈에 띄는 대인관계도 사람을 끄는 덕목이다.

하지만 13대 전국구를 제외하고 대구에서 내리 3선을 한 탓에 "지역색이 너무 강하지 않느냐"는 견제가 따라다닌다. 이에 대해 그는 "이회창 전 총재는 TK의 몰표를 얻기 위해 그곳 출신 인사를 의도적으로 배려했지만 이미 튼튼한 기반을 갖고 있는 나는 그럴 필요가 없다"며 "나야말로 '영남당' 이미지를 불식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반박한다.

"야당 대표로는 카리스마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말도 있다. 당을 하나로 묶어 대여(對與)관계를 이끌어가는데 필요한 투지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대중성의 부족으로도 연결된다. 주로 여권에서 큰 부침 없이 착실히 성장해온 엘리트형 정치인인 그에게 그런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지 모른다. "투쟁을 중시하는 시대는 끝났으며, 용기를 낼 때는 내고 참아야 할 땐 참을 줄 아는 덕목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지만 우리 정치현실을 감안할 때 언젠가는 극복해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사진=손용석기자

■ 지지 세력은

강재섭 의원측은 273명의 의원 및 지구당 위원장중 100명 안팎의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의 출신지역인 TK 인사들의 압도적 지지를 발판으로 수도권에서 약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강 의원 진영의 전략 포인트는 위원장의 수가 아니다. 젊음을 앞세운 강렬한 변화의 메시지로 23만명에 달하는 선거인단을 직접 파고든다는 것이다. 신동철 공보특보는 "위원장 통제가 가능한 대의원은 전체의 절반 정도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며 "TV 토론과 권역별 토론회 등을 통해 젊은 바람을 일으켜 부동표를 대거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측이 밝힌 지지의원 사이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지난 대선 당시 이회창 전 총재와 가까웠던 의원의 상당수가 포진해 있다는 점이다. 양정규 하순봉 김기배 정창화 최돈웅 의원 등이 그들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박주천 박원홍 장광근 박진 이승철, 부산의 김무성 엄호성 권태망 도종이, 인천 민봉기, 대전 강창희, 울산 권기술, 경기 전용원 전재희 임태희 신현태, 강원 박우병, 충북 윤경식, 경남 강삼재 김학송 의원 등이 있다. TK쪽은 35명 의원중 이상득 김만제 안택수 의원 등 30명 이상이 지지를 선언했다. 호남의 경우 전북은 타후보에 비해 열세이나 광주와 전남에서는 이환의 안희석 위원장을 중심으로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취약지역으로는 최병렬 서청원 의원의 출신지역 PK(부산·경남)와 충청권을 꼽는다. 강 의원측은 이들 지역에서 강창희(대전) 강삼재(경남) 의원과의 '3강(姜) 중진연대'를 축으로 세를 넓혀 나간다는 복안이다.

/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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