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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팬티의 섹시한 변신 "눈에 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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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팬티의 섹시한 변신 "눈에 띄네"

입력
2003.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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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서울컬렉션위크에 참가한 남성복 디자이너 장광효씨는 패션쇼 피날레를 팬티로 장식했다. 5월부터 홈쇼핑채널을 통해 출시한 자신의 내의브랜드를 홍보하려는 의도가 다분했지만 관객들은 딱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잘 발달된 상체근육을 그대로 노출시킨 모델들은 팬티 한장만 달랑 걸친 채 런웨이를 걸어나왔고 그 팬티들은 마치 '니들이 남자속옷을 알어?'라고 외치는 듯했다.남성 속옷이 위풍당당 패션화를 선언했다. 몸에 착 달라붙는 스판덱스 소재의 드로즈, 빨강색이 선명한 니트 삼각팬티, 화려한 민화를 직접 손으로 그려넣은 트렁크류 등 대담함과 섹시함에서 여성속옷을 뛰어넘는 남성속옷이 줄을 잇고 있다.

예전엔 기껏해야 트렁크와 삼각으로 나뉘었던 스타일이 올해는 드로즈(drawers), 박서(boxer)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고 색상도 화려해졌다. 특히 소재의 변화는 올해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몸매보정 기능'이 한층 강화됐다.

보디가드와 제임스딘, 트라이, 임프레션 등 대부분의 속옷브랜드들은 옷차림이 얇아지는 여름철에 신체의 실루엣을 유연하게 표현하려는 남성들을 위해 무봉제 햄라인 소재 드로즈를 내놓았다. 일명 '쫄사각팬티'로 불리는 드로즈는 몸에 착 달라붙어 히프선을 올려준다고 해서 요즘 20대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품목. 무봉제 햄라인 소재는 원단 자체에 올풀림방지가공이 된 상태라 팬티 다리부분에 시접을 넣어 박지않아도 되도록 만든 것이다. 봉제선이 없으므로 타이트한 겉옷을 입어도 팬티라인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 몸매를 탄력있게 받쳐준다. 여성용 팬티나 거들에 주로 쓰이던 소재가 남성내의로까지 영역을 넓힌 것이다.

망사소재의 다양한 활용도 눈에 띈다. 비비안은 남성용 구색상품으로 망사소재의 섹시한 검정색 팬티를 내놓았고 보디가드는 면 트렁크안에 쿨맥스원단으로 된 망사삼각을 덧대 시원함과 몸매를 탄력있게 연출하는 이중효과를 노린 신상품을 출시했다.

면스판 폴리스판 등 신축성있는 합성소재의 대거 등장도 눈에 띈다. 면스판의 경우 그냥 면 보다 탄성이 좋아 몸매를 탄력있게 받쳐주며, 폴리스판은 광택과 염색성이 좋아 화려한 문양을 넣은 상품들에 많이 쓰인다. 팬티라면 위생 차원에서 천연소재인 '면'이 최고인줄 알던 시절은 지난 셈이다.

내의업계 관계자들은 남성속옷의 두드러진 변화는 남성들의 달라진 패션의식을 드러내는 바로미터라고 말한다. 쌍방울 마케팅팀 박현주 과장은 "40대 이후의 중장년층은 대부분 아내가 사주는 대로 입지만 20∼30대 초반은 스스로 속옷을 선택하고 구매한다. 속옷에서도 자신의 몸매 혹은 취향에 맞는 패션소비를 하려는 욕구가 크다"고 설명한다.

남성속옷의 변화는 남성들도 이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기 시작했음을 웅변하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비비안 홍보실 박종현 차장은 "레저 문화나 사우나 문화 등의 발달로 남성들이 밖에서 옷을 벗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속옷이 화려해지고 있다"며 "겉옷맵시를 위해서 속옷에 체형보정기능을 원하는등 남성들의 속옷 요구가 날로 많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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