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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신화가 부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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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신화가 부활했다

입력
2003.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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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불패'. 그 신화는 한일월드컵이 막을 올렸던 그날에도 어김없이 재현됐다.신화의 주인공은 '반지의 제왕' 안정환(27·시미즈)이었다. 안정환은 월드컵 4강을 자축하는 결승 축포를 쏘아올리며 '제2의 신화'를 꿈꾸는 태극호에 청신호를 밝혔다. 3경기 만에 데뷔 첫 승을 신고한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은 태극호의 정상 궤도 진입을 선언했다.

한국은 31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친선 A매치에서 후반 40분 안정환이 이을용의 절묘한 패스를 받아 감각적인 왼발 슛으로 네트를 갈라 5만6,000여 울트라 닛폰의 '푸른 함성'을 잠재우며 1―0으로 승리했다. 한일월드컵 개막 1주년인 이날 1997년 9월 '도쿄 대첩'에 버금가는 명승부를 연출한 한국은 81년 3월 이후의 '도쿄 불패'(5승3무) 신화를 이어가며 역대 전적 38승17무11패의 절대 우위를 자랑했다.

코엘류 감독 취임 이후 콜롬비아(3월29일 0―0 무)와 서울 한일전(0―1 패)에 이어 3경기만에 터져 나온 안정환의 결승골은 화끈한 설욕과 함께 코엘류호의 가능성을 알린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

빗속에 진행된 이날 경기는 "이겼다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훌륭한 플레이를 펼친 데 더 만족한다"는 코엘류의 말처럼 흠잡을 데 없는 내용이 온 국민을 더욱 즐겁게 했다. 유상철과 이을용을 공격형 미드필더, 김남일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세워 기존의 '1공격형·2수비형'에서 과감하게 변신한 한국은 미드필드에서의 아기자기한 패스와 창조적 플레이가 돋보였다. 유상철과 이을용의 활발한 공수연결과 김남일의 상대 공격 루트 차단, 그리고 설기현의 과감한 측면 돌파는 한일월드컵의 감동을 고스란히 되살려냈다. 적장 지코 일본 감독이 "한국의 강력한 압박에 일본 미드필더들이 제 기능을 못한 게 패인"이라고 자인했을 정도.

코엘류 감독의 전술도 빛을 발했다. 코엘류는 양국 모두 죽기 살기식으로 덤벼드는 한일전의 속성을 간파, 전반 체력이 뛰어난 최용수와 차두리를 최전방에 내세워 일본 수비라인의 진을 뺐다. 이어 전반 10분과 13분 기량과 스피드가 탁월한 안정환, 이천수를 투입, 상대 문전을 휘젓게 하는 노련함을 과시했다. 안정환도 "이을용의 패스가 워낙 정확했던 데다 설기현이 감각적으로 볼을 양보, 골을 뽑아낼 수 있었다"며 팀 플레이의 산물임을 강조했다.

한편 울트라 닛폰에 맞서 대∼한민국을 외쳐댄 1,000여 붉은악마는 일본 열도를 격침시키는 순간 애국가를 부르는 등 월드컵 4강에 이은 태극전사들의 끝없는 발전을 기원했다.

/도쿄=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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