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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2000년 6월7일∼9일 1억5,000만弗 수차례 분산 北송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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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2000년 6월7일∼9일 1억5,000만弗 수차례 분산 北송금

입력
2003.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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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2000년 6월 1억5,000만달러를 수회에 걸쳐 북한에 분산 송금한 사실이 1일 확인됐다. 현대건설의 대북송금 시점과 규모가 드러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대북비밀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송두환 특별검사팀은 최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1억5,000만달러의 자금출처를 조사중이다. 특검팀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6월7일부터 6월9일 사이 서너 차례에 걸쳐 3,000만∼5,000만달러씩 총 1억5,000만달러를 송금했다. 돈은 현대건설 싱가포르 지사 등지로 송금됐으며 이후 북한측 계좌로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외환 당국의 감시 등 일시 송금에 따르는 부담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분산 송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1억5,000만달러는 다양한 출처의 자금으로 구성돼 어떤 자금이 쓰였다고 특정할 수 없다"며 "그러나 현대상선이 6월7일 매입한 기업어음(CP)대금 1,000억원도 송금에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지난 1월 현대상선에 대한 감사결과 발표에서 "현대상선의 산업은행 대출금 4,000억원 중 2,235억원은 대북송금에, 나머지 1,765억원은 현대건설 CP매입 등 기업운용 자금으로 사용됐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상선은 2000년 6월7일 1,000억원, 6월12일 400억원, 6월19일 250억원 등 1,650억원어치의 현대건설 CP를 매입했으며 이 중 현대건설의 대북송금에 활용된 것은 6월7일 매입분 1,000억원어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또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수행비서를 지낸 하모씨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결과 현대측 자금이 유입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최근 수사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대북송금 은폐를 위해 현대그룹이 분식회계를 실시한 혐의가 드러나 이를 특검 수사 종료 후 검찰에 이첩하기로 했다.

한편 특검팀은 산업은행의 현대그룹 계열사에 대한 대출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등)로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난달 31일 구속 수감했다. 특검팀은 또 이날 오후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 등 현대 경영진 3명에 대해 이틀째 조사를 실시한 뒤 귀가시켰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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