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경제 5단체장 및 주요 그룹 총수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휴일에 모였다는 것 자체가 우리 경제가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있는가를 말해준다. 또 장소가 청와대가 아닌 일반 음식점이어서 좀더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우리 경제 회복을 위한 핵심은 불확실성을 제거해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다. 기업들이 마음 놓고 의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석 달이 넘었지만 정부와 재계 사이에는 아직 불신감이 상당한 것이 사실이다. 정부는 개혁할 것이 많은 대상으로 재계를 보고 있고, 재계는 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가려는지 예상할 수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투자를 하느냐고 반박하고 있다. 이번 오찬 회동이 관심을 끄는 것은 이런 상황이 더 이상 지속돼서는 아무에게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경제의 최대 현안은 노사문제다. 이를 반영해 재계가 노사관계에 대해 많은 우려를 나타내자 노 대통령은 법과 원칙이 전제가 되는 대화와 타협을 재차 강조했다. 주한 외국인 기업인들의 노동정책에 대한 지적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얼마나 이 같은 방침이 지켜질지 국내외가 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
당분간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건들이 개선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럴 때일수록 내부를 굳건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휴일 오찬 간담회는 정부와 재계가 합심해 경제 난국을 극복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재계는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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