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선진 7개국과 러시아가 참가하는 G8 정상회담이 1일 사흘 일정으로 프랑스 휴양도시 에비앙에서 개막됐다.미국 일본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러시아 등 G8 정상들은 이라크 전후 처음 열리는 이번 다자간 정상회담에서 세계경제성장, 이라크 재건,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테러방지 대책, 지역분쟁 등에 대한 공동성명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현안으로 떠오른 북한의 핵개발 및 핵무기 확산금지 약속, 핵계획의 완전 검증 가능한 해체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에는 또 G8뿐 아니라 개도국과 아프리카 정상들이 대거 초청돼 부국과 빈국 간 남북문제, 경제협력 및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경제원조·환경 문제 등도 집중 부각될 전망이다.
특히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 회담에서 결성된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새 동반자관계(NEPAD)' 회원국인 이집트 알제리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세네갈 등 5개국 정상들과 G8 정상 간 확대회담에 많은 무게를 두고 있다.
회담 의제와 별도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시라크 대통령의 단독 정상회담은 부시 대통령의 짧은 체류일정 때문에 진통을 겪은 끝에 2일로 조정됐다. 시라크 대통령은 1일 에비앙에 도착한 부시 대통령을 이라크 전쟁 후 처음으로 만나 "이번 회담이 전쟁 이후 화해의 장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부시는 "전쟁을 둘러싼 다양성은 접어 두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라크전으로 갈라진 양국 관계가 복원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부시 대통령은 회담 기간 사흘 중 1일 오후부터 2일 오후까지 하룻밤만 에비앙에 머물 예정이어서 개최국 프랑스의 입장을 난처하게 하고 있다. 프랑스와 함께 반전 대오에 섰던 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와는 아예 회담일정이 잡혀있지 않다.
부시 대통령은 2일 오후 에비앙에서 이집트의 샤름 엘―셰이크로 건너가 아랍 지도자들과 만나는 데 이어 3일에는 요르단에서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와 중동평화 이행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3자 회담을 갖는다.
에비앙 인근 도시 안느마스와 스위스 제네바, 로잔 등에서는 반 세계화 시위대 수만 명이 주변의 도로를 점거한 채 건물의 유리창을 깨고 바리케이트를 불태우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최루 가스와 고무탄 등을 발포하는 등 강경 진압에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시위대 1명이 중상을 입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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