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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남는 의문들/청와대행정관 명의 왜 빌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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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남는 의문들/청와대행정관 명의 왜 빌렸나

입력
2003.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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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회사 장수천의 채무변제과정과 마찬가지로 이기명씨 용인 땅 거래에도 노무현 대통령 주변 인사들이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1일 청와대의 해명을 통해 김남수(42) 청와대 행정관이 10억여원에 달하는 이씨의 은행대출에 명의를 빌려준 사실이 확인되면서 그 배경이 궁금증을 부르고 있다.해명에 따르면 이씨는 2001년 3월 용인 땅을 국민은행에 근저당을 설정하고 기계공구 유통업체인 '미래상사'를 경영하던 김씨 명의로 대출을 받아 자신의 상호신용금고 대출금 변제와 생활비 등에 사용했다.

김씨 이름으로 된 차입금은 전체 10억여원 가운데 8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사업자가 아닌 사람이 가계대출을 받는데 제한이 많아 김씨의 이름을 빌렸고, 김씨는 거액의 대출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가등기를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규모 사업을 하던 김씨가 거액 대출에 따른 피해를 감수하면서 이씨의 사적인 용도를 위해 명의를 빌려준 점이 석연치 않다. 가장 큰 의문점은 현직 청와대 직원이 의혹에 연루돼 있는 데도 지난달 28일의 첫 해명 등에서 이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 김씨와 이씨는 올해 3월 대출을 상환할 때까지 은행의 빚 독촉에 시달려왔다. 이처럼 10억대 개인 빚이 있는 이씨가 생수회사 장수천의 부채 가운데 18억5,000만원을 대납해 준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김씨는 88년 노 대통령이 주례를 서주면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야쿠르트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노동운동을 했던 김씨는 96년 노 대통령이 종로구에 도전할 때부터 적극적으로 선거를 도왔다. 이 과정에서 이기명씨와도 알게 됐다. 97년께 노 대통령의 특보 명함도 갖고 있었으나 선거 때 이런 직책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 청와대측 주장이다.

김씨의 생업은 기계공구상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동네 철물점'보다 조금 큰 정도의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씨는 3급 행정관으로 청와대에 들어와 시민사회2비서관실에 속했다가 시민사회 1,2 비서관이 통합되면서 노동 TF로 자리를 옮겼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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