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주사 한방으로 말기 간암을 치료한다고 해 큰 논란을 빚었던 세브란스 병원의 홀미움 치료법. 치료 효과가 과장됐다는 비난을 받아왔던 홀미윰 치료법이 연세대의대 세브란스병원 간암 치료팀의 끈질긴 집념 끝에 초기 간암에서는 효과적이며 안전한 치료법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연세대의대 세브란스병원 내과 한광협, 진단방사선과 이종태 교수팀은 30일 열린 대한간학회에서 홀미움 치료 성적을 5년 동안 축적한 결과 초기 간암 환자에게 상당히 효과적이었다고 발표했다. 환자에게 장밋빛 희망만 안겨주었다는 오명에서 5년 만에 벗어나게 된 것이다.한 교수는 "1999년부터 200년 까지 암 크기가 3㎝이하인 간세포암 환자 40명(남 27·여 13)에게 방사성 동위원소의 일종인 홀미움 166에 키토산을 섞은 복합제제 '밀리칸' 을 주사한 결과 77.5%에서 암이 완전히 괴사했다"고 밝혔다.
암 환자당 평균 47.4 밀리퀴리(mCi)의 밀리칸을 투여한 결과 31명의 환자가 종양 완전 괴사를 나타냈다는 것. 특히 지름 2㎝ 이하 환자에게도 탁월한 효과를 보여, 시술환자 12명 가운데 11명(91.7%)의 종양이 완전 괴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50%미만의 괴사를 보인 환자는 40명 가운데 4명에 불과했다. 이들 4명을 제외한 36명에 대해 장기 추적한 결과 2명(5.6%)은 암이 있었던 자리에 재발이 나타났고, 5명(13.9%)은 암이 있었던 자리와 간의 또 다른 위치에 암이 재발했다. 그러나 암 크기가 2㎝ 이하였던 환자 12명 가운데 10명(83.3%)은 재발이 전혀 없었다는 것. 추적검사는 초음파, CT, MRI 검사를 병행했다. 전체 환자의 시술 후 생존율은 1년이 87.2%, 2년이 71.8%, 3년이 65.3%였다.
한교수는 " 간암환자는 간 전체가 병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간암은 국소치료법(홀미움 치료법)이 아닌 수술을 선택하더라도 재발율은 높은 편"이라면서 " 결과적으로 밀리칸 주입술은 간암의 새로운 국소 치료법으로 안전하고 유효한 것으로 판단된다" 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7월 유럽 간학회에서도 발표될 예정이다.
홀미움은 방사성 동위원소로서 암 조직에 최대 8.4㎜까지 침투, 조직을 파괴하는 역할을 한다. 밀리칸은 홀미움이 간조직 내에서 안정적으로 간암에 들러붙을 수 있도록 키토산을 포함시킨 복합제제이다.
홀미움 치료는 암 덩어리가 커서는 안되며, 초음파를 찔러 넣을 수 있는 자리에 암 덩어리가 위치해야 한다. 물론 말기 간암은 치료 대상에서 제외된다. 한 교수는 " 암 조직이 지그재그로 간 조직을 파고든 경우, 간에 암 덩어리가 여러 개 분포되어 있는 경우, 간 동맥 등 큰 혈관 주위에 암이 있는 경우, 시술할 때 위치를 찾기 어려운 곳에 암이 있는 경우, 암이 지나치게 큰 경우 등에는 시술이 어렵다" 고 말했다.
간암 치료는 뭐니뭐니해도 간암 제거 수술이 가장 확실한 치료법. 하지만 수술에 따른 위험 부담도 만만치 않은 편이다. 간기능이나 전신상태가 수술을 감당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하는데, 대부분 암환자는 전신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비수술적 치료법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한교수는 "홀미움 치료법이 최근 들어 초기 간암 환자에게는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브란스 병원은 1년에 약 100명의 환자에게 홀미움 치료법을 적용하고 있다.
/송영주 편집위원 yjsong@hk.co.kr
■ 또다른 비수술적 치료법
최근 병원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는 또 다른 비수술적 간암 치료법은 고주파 열치료. 대한간학회에서는 삼성서울병원의 고주파 열치료 사례도 발표됐다. 이 병원 영상의학과 임효근 교수는 "1999년 4월부터 2003년 1월까지 악성 간세포암 환자에게 완전 괴사를 목적으로 고주파 열치료를 적용한 결과 약 82%의 괴사율을 나타냈다"면서 "재발율은 19%이며, 특히 종양 크기가 2.5㎝이하면서 간기능이 좋았던 환자의 경우 3년 생존율이 81%나 됐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간기능이 상대적으로 나쁘고 암 크기도 2.5㎝가 넘었던 환자는 3년 생존율이 26%에 그쳤다.
고주파 열치료는 의사가 초음파나 CT를 보면서 전극이 부착된 긴 바늘을 간의 암 덩어리에 삽입하여 고주파(radiofrequency) 전류를 통하면 암 조직세포의 이온들끼리 서로 충돌, 순간적으로 고열이 발생하면서 이 열로 종양을 괴사시키는 방법이다. 임교수는 "고주파 열치료는 특히 전이성 간암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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