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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814>梨花學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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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814>梨花學堂

입력
2003.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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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6년 5월31일 이화여자대학교와 이화여고의 전신인 이화학당이 서울 황화방(皇華坊: 중구 정동 이화여고 자리)에서 문을 열었다. 현재의 이화여대와 이화여고는 유기적 연결이 없는 완전히 별개의 교육기관이지만, 초기 역사는 이화학당이라는 이름으로 공유하고 있다. 이화학당의 설립자는 미국 북감리교 선교사 스크랜튼 부인이다. 명성황후가 내렸다는 '이화'라는 교명은 학교 근처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배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한국 최초의 근대적 여성 교육기관이라 할 이화학당은 단 한 명의 학생으로 출발했다. 여성에게는 교육이 불필요하다는 사회 통념과 서양인과의 접촉을 꺼리던 습속 때문에 학생들을 모으기가 쉽지 않았던 탓이다. 이 유일한 학생에게 교수된 과목도 영어 하나였다. 설립 이듬해인 1887년에는 학생 수가 7명으로 늘었고, 교과목에도 성경과 조선어가 추가되었다. 학생 수와 교수 과목이 계속 늘어남에 따라 이화학당은 1904년에 4년제 중등과를 설치해 1908년 그 1회 졸업생을 냈고, 같은 해에 보통과와 고등과를 설치했다. 1910년 4월에는 4년 과정의 대학과를 신설해 이화학당은 초등교육에서 고등교육까지를 아우르는 종합교육기관이 됐다. 1914년에는 이화유치원도 설립됐다. 바로 그 해에 이화학당 대학과는 김앨리스·신마실라·이화숙(李華淑) 세 명의 졸업생을 냈는데, 말하자면 이들이 한국 최초의 여자대학 졸업생인 셈이다.

이화학당의 우산 아래 있던 각급 교육기관들이 하나 둘 학당에서 독립해 나가고 1925년 대학과와 예과마저 이화전문학교라는 이름으로 개편되자, 세 해 뒤인 1928년 이화학당이라는 이름은 정식으로 폐기됐다. 그러나 그 뒤에도 이화라는 교명은 독립된 학제를 지닌 각급 교육기관 이름에 남아 한국 여성 교육을 상징하고 있다.

고종석/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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