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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불량자 등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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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불량자 등치는 사회

입력
2003.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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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불량자 수가 3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들의 약점을 교묘하게 이용한 신종 대출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제도 금융권에서 밀려난 저(底)신용자들에게 급전(急錢)을 빌려주겠다며 접근해 각종 수수료 명목으로 푼돈을 챙기는 수법이 주종이다.금융감독원은 30일 신용불량자나 장기연체자 등만을 대상으로 전국 단위의 불법 대출중개를 해온 사이비 금융업체 5곳을 적발, 사기 및 대부업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청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계속되는 빚 독촉 때문에 지푸라기라도 움켜쥐려는 신용불량자들의 다급한 심리가 이들의 범행 타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A사는 미국 소재 유명 대출업체 Q사와 대출중개계약을 체결한 업체라고 광고를 한 뒤 신용불량자에게 300만∼5,000만원까지 대출을 해주겠다며 인터넷을 통해 회원을 모집하다 적발됐다. 상당수 신용불량자들이 "대출을 받으려면 제휴 중소기업의 정수기(20만원 상당)를 구입해야 한다"는 꾀임에 속아 돈을 납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적인 지점망까지 거느린 B사는 신용불량자를 대상으로 '국제구제자금'이라는 대출상품을 무담보 무보증, 연리 12∼24% 조건에 대출해준다고 대대적으로 광고한 뒤 찾아온 고객들에게 서류작성비용 및 대행료 명목으로 15만원씩을 받아 챙겼다. C사는 "미국 뉴욕의 대출대행업체 2곳과 계약을 체결, 외국은행이 국내에 진출하기 전에 신용불량자와 연체자에게 최고 1,000만원(연리 6∼11.5%)을 빌려준다"면서 회원을 모집해 신용조사 수수료 명목으로 1만5,000원씩을 뜯은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 조성목 비제도금융조사팀장은 "저신용자에게 연체대납을 해주면서 폭리를 취하는 불법행위는 많았지만 신용불량자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사기행위는 최근에 나타난 현상"이라면서 "대출을 알선해주겠다면서 수수료 등을 먼저 입금하라고 요구하는 업체는 대부분 사기업체일 가능성이 크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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