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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나는 이제 오랑캐의 옷을 입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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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나는 이제 오랑캐의 옷을 입었소

입력
2003.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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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야 이타루 지음·이재성 옮김 시공사 발행·1만2,000원고대 중국 한나라 시대 인물인 이릉(?∼BC 74)과 소무(?∼BC 60)는 매우 대조적이면서 극적인 삶을 살았다. 이릉은 북방 유목민족 흉노를 치기 위해 출정해서 혁혁한 전공을 세우지만 포로가 되고 만다. 조정은 그를 배신자로 몰아 가족을 처형하고, 이릉을 변호했다 하여 사마천을 궁형에 처한다. 이 소식에 그는 조정에 등을 돌리고 흉노의 땅에 남는다. 반면 포로 교환을 위한 특사로 흉노에 파견됐던 문관 소무는 투항을 거부해 바이칼 호에 유배당하지만, 끝까지 뜻을 꺾지 않고 19년 만에 한으로 돌아가 영웅이 된다. 그러나 이미 아내는 개가하고 노모는 세상을 떠난 뒤였다. 굳은 충절에 대한 보상은 보잘 것 없었고, 정란에 휘말려 아들마저 잃는다.

'나는 이제 오랑캐의 옷을 입었소'는 이릉과 소무의 통한에 찬 일생을 통해 2,000년 전 중국 대륙에서 벌어졌던 한나라와 흉노의 갈등의 역사를 추적한다. 그 과정에서 당시 한나라의 군사제도, 흉노 족의 흥망성쇠 등 역사적 사실을 생생한 필치로 그려보이고 있다. 70여 점의 지도와 사진, 그림, 계보도가 실려있어 이해를 돕는다.

인물을 통해 본 역사 이야기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한 편의 소설처럼 쉽고 재미있게 쓰여져 술술 읽힌다. 책은 한나라로 돌아간 소무에게 이릉이 보낸 한 통의 편지로 시작한다. 여기서 이릉은 조국에 버림받고 오랑캐 땅에 남아 피눈물을 삼키는 쓰라린 심정을 토로한다. 소무가 흉노에 억류돼 있을 때 이릉은 바이칼 호로 소무를 찾아가 전향을 회유했었다. 투항자와 투항 거부자의 만남이었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우정을 나눴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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