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으로 당당하면서도 친근한 간호사의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심어보겠습니다."대한간호협회가 창립 80주년을 맞아 이 달 초 개최한 홍보간호사 선발대회 '영 나이팅게일 콘테스트'에서 최고상을 받아 29일 '간호사복 패션쇼'에 모델로 참가한 정주영(22·여·경희대 간호과학과 3)씨. 그는 "영 나이팅게일로 뽑혀 의상 모델까지 하게 된 것은 '봉사하는 삶을 살아라'는 신의 메시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게 정씨가 간호사의 꿈을 키운 계기가 됐다. 대학과 전공을 고를 때 "왜 굳이 간호사가 되어 어렵고 힘든 일을 스스로 사서 하려느냐?"는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간호학과를 지원했다.
"간호사는 다른 사람을 돕는데 가장 적당한 일이죠. 아파서 신음하는 환자의 손을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그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하나하나 보살피며 건강을 회복하도록 돕는 간호사야말로 세상을 위해 최고의 봉사를 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했는데 나중에 부모님도 이해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막상 대학에 진학해 간호학을 공부하는 과정은 험난함 그 자체였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비는 시간 거의 없이 수업이 이어졌고 숙제도 다른 학과에 비해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신체적인 질환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정신, 나아가 영적인 영역을 치유하는 게 간호학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정씨는 간호 역할의 소중함을 알리는 데 앞장서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참에 간호협회가 공고한 홍보 간호사 선발대회 모집 포스터를 보고 과감하게 지원, 450여명을 물리치고 당당하게 최고상까지 받게 된 것이다.
주위에선 '미인 간호사 선발대회'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간호계를 알리는 홍보와 봉사를 담당한다는 것을 알고 주위에서도 축하와 칭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패션쇼 참가는 물론이고 앞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보호시설에 수용된 사람이나 독거 노인들을 대상으로 간호 봉사를 하는 등 간호 봉사 대장정을 하게 된다.
정씨는 이를 계기로 스스로 빼어난 능력을 갖춘 간호사가 되기 위한 계획도 촘촘하게 준비하고 있다. 일단은 열심히 공부하고 의료 현장에서 많이 배워 졸업 후에는 소아과에서 일 할 계획이다.
정씨는 "모든 간호사들이 전문직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자기 일에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며 "제 자신부터 국민 건강을 위한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범기영기자 bum710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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